LG전자가 초프리미엄 브랜드인 ‘LG 시그니처’에 힘입어 2018년 1분기(1∼3월) 영업이익이 약 1조 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LG 시그니처를 통해 LG전자의 브랜드 이미지와 제품 수준을 향상시키는 ‘낙수효과’가 매출을 견인했다. 분기 기준 최대 영업이익을 거뒀던 2009년 2분기(1조2438억 원)의 기록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LG 시그니처는 LG전자가 소재, 성능, 디자인 삼박자를 모두 최고급으로 내세워 2016년 3월 첫선을 보인 ‘초프리미엄’ 가전 브랜드다. 가전업체들 가운데 초프리미엄 제품의 브랜드를 별도로 만든 기업은 LG전자가 처음이다. 현재까지 LG 시그니처 브랜드로 올레드 TV를 비롯해 냉장고, 세탁기, 가습 공기청정기, 스마트폰(한정판) 등이 출시됐다.
LG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 호조는 TV 사업을 담당하는 HE사업본부와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의 프리미엄 제품들이 견인했다. 증권가에서는 HE사업본부와 H&A사업본부의 영업이익률이 두 자릿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증권가 전망대로라면 두 사업본부가 동시에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는 분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유진투자증권은 H&A사업본부 영업이익률을 10.8%, HE사업본부 영업이익률을 10.7%로 예상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H&A사업본부 11.1%, HE사업본부 10.4%로 전망하고 있다.
LG전자는 LG 시그니처의 낙수효과가 전체 매출 향상을 이끌었다고 보고 있다. LG 시그니처 제품군의 가격이 워낙 고가이다 보니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 자체는 작지만 브랜드 전체 이미지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LG 시그니처 제품들을 통해 ‘프리미엄=LG전자’라는 등식을 자연스럽게 소비자들에게 각인시키는 효과가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LG 시그니처 제품은 지난해 목표량 대비 2배 이상 판매돼 그 자체로도 판매량이 좋다. 이에 더해 브랜드 전체 이미지를 높이는 효과가 있어, 소비자가 LG 시그니처를 경험할 수 있는 접점을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까지 LG 시그니처는 40개국에 출시됐다. 소비자들이 LG 시그니처 제품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LG 시그니처 쇼룸’도 세계 40여 곳에 문을 열었다.
초고가의 LG 시그니처 제품을 출시함으로써 아래 단계 제품들의 성능과 가격을 함께 높이는 효과도 있다. LG 시그니처 냉장고의 핵심 기능으로 탑재됐던 ‘노크 온 매직스페이스’ 기능은 지난해 9월부터 ‘디오스 냉장고’에도 탑재되기 시작했다. LG 시그니처 세탁기에 탑재된 저진동 및 저소음 기술은 지난해 초 출시된 ‘슬림 트윈워시’ 제품에도 적용됐다. 가장 높은 제품의 가격이 낮아질 경우 아래 단계 제품가도 함께 낮아지는데, LG 시그니처 제품이 최고가를 탄탄하게 지켜주기 때문에 제품 전체 라인업의 가격이 낮아지지 않는 효과도 있다.
LG 시그니처에서 LG전자가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디자인이다. 일반적으로 가전제품은 성능을 먼저 정해놓고 성능에 맞춰 제품을 디자인한다. LG 시그니처는 반대로 디자인을 먼저 하는 ‘선 디자인 후 개발’ 원칙을 따른다. 개발이 가능한 방향으로 디자인을 수정하지 않고 처음 정해 놓은 최상의 디자인에 맞게 개발될 때까지 타협하지 않는다. 이를 통해 4mm 두께를 구현한 LG 시그니처 올레드 TV, 옷감이 쏠려 진동이 커지면서 소음이 생기는 세탁기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8개 구슬을 제품 안에 넣은 LG 시그니처 세탁기 등이 개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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