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그룹이 순환출자를 개선해 지배구조를 투명화하기로 했다. 현대백화점그룹 오너 형제인 정지선 회장과 정교선 부회장이 사재로 계열사 지분을 사들여 순환출자 구조를 끊기로 한 것이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인 현대쇼핑은 5일 이사회를 열어 대주주인 정 회장이 현대쇼핑이 가진 현대A&I의 지분 21.3%(5만1373주)를 사들여 ‘현대백화점→현대쇼핑→현대A&I→현대백화점’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했다고 밝혔다. 필요한 320억 원은 은행 차입으로 마련했다. 이에 따라 정 회장의 현대A&I 지분은 52.1%에서 73.4%로 늘어났으며 현대쇼핑은 현대A&I 지분을 하나도 보유하지 않게 됐다.
역시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인 현대그린푸드도 이날 이사회를 열어 대주주인 정 부회장이 현대쇼핑이 보유한 현대그린푸드 지분 7.8%(757만8386주)를 매입해 ‘현대백화점→현대쇼핑→현대그린푸드→현대백화점’으로 이어졌던 순환출자 고리를 끊었다. 이에 따라 정 부회장의 현대그린푸드 지분이 15.2%에서 23.0%로 늘었다. 역시 현대쇼핑이 보유한 현대그린푸드 지분은 소실됐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원래 오너 일가의 지분이 높았지만 계열사 간 순환출자 구조까지 해소해야 지배구조가 더욱 투명해진다고 보고 이번에 정지선 회장과 정교선 부회장이 사재를 동원한 것”이라며 “현대백화점 오너 일가가 주주권익 강화, 투명한 지배구조 확립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날 이사회에서 현대백화점그룹은 그룹 IT사업부를 현대그린푸드에서 물적분할해 별도 IT 법인인 ‘현대 IT&E’를 신규 설립하기로 했다. IT와 엔터테인먼트를 의미하는 현대 IT&E에는 가상현실(VR) 전담 사업부가 만들어져 기존에 해오던 그룹 전산관리 작업 외에 다양한 IT 관련 신산업을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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