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지분 전량 매각”… 삼성SDI, 순환출자 해소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4월 11일 03시 00분


404만주 5821억원어치 처분 공시

삼성SDI는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기 위해 보유 중인 삼성물산 지분 전량을 장내거래로 처분한다고 10일 공시했다. 처분 주식 수는 404만2758주로 5821억5715만2000원어치다. 처분 금액은 이날 장 마감 종가 기준이며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로 거래하게 된다. 삼성SDI 측은 “매각 주간사회사는 씨티증권, CS증권으로 수요 예측을 거쳐 11일 장 개시 전에 팔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삼성SDI의 이번 지분 매각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달 기존 순환출자 유권해석을 바꿔 삼성SDI가 보유 중인 삼성물산 지분 404만 주(2.11%)를 8월 26일까지 매각하라고 통보했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2015년에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으로 순환출자 고리가 ‘강화’됐다고 보고 전체 904만 주 중 합병으로 추가된 500만 주만 처분해도 된다고 판단했지만 최근 이를 번복해 남은 주식도 모두 매각할 것을 요구했다. 처분 마감 시한인 8월보다 이른 시점에 매각에 나선 것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해 5대 그룹을 만나 3월 주주총회 시즌까지 순환출자 해소 등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한 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현대자동차그룹이 발표한 지배구조 개편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머지않은 시간 안에 삼성그룹 안에서도 바람직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2014년부터 순환출자 고리 해소 작업을 이어온 삼성은 이번 매각에 이어 조만간 삼성전기(2.61%)와 삼성화재(1.37%)의 삼성물산 지분도 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분을 팔면 삼성 계열사 간에 남아있는 7개 순환출자 고리를 모두 끊어낼 수 있게 된다.

삼성물산 지분을 팔아도 대주주 일가의 지배력에는 별 문제가 없다. 현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대주주 일가는 30%가 넘는 삼성물산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일각에선 이 부회장이 삼성SDS 지분을 일부 처분해 삼성SDI로부터 삼성물산 지분을 사들일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그럴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계열사가 사들이면 또 다른 순환출자 고리가 생기기 때문에 이 역시 불가능하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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