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사회공헌 활동(CSR)을 제대로 수행하면 이미지 제고, 충성 고객 확보 등 무형의 보상이 뒤따른다고 알려져 있다. 많은 기업이 사회공헌 활동에 막대한 예산을 투여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경영자의 입장에서는 이런 투자가 실질적으로 기업 가치의 제고로 얼마만큼 이어지는지, 주주, 즉 투자자의 생각과 판단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가 주된 관심사일 것이다.
최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와 듀크대, 캐나다 토론토대 연구진이 전 세계 27개국 기업을 대상으로 사회공헌 활동이 투자자와 주주에게 어떤 반응을 일으키는지 짚어봤다. 연구진은 1999년부터 2015년까지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DJSI)라는 지표에 한 번이라도 포함되었던 2000여 개 기업을 대상으로 삼고, 이들이 진행한 2180건의 사회공헌 관련 이벤트를 조사했다. DJSI는 사회공헌 활동을 가장 잘한다고 알려진 우수 기업들로 이뤄진 투자 지표다.
17년간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은 주식 투자수익률에 미미한 수준이나마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함을 알 수 있었다. 즉각적인 반응이 오기보다는 장기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시 말해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이 투자자들에게 긍정적인 시그널을 주기는 하지만 그것이 의미 있는 결과로 나타나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되며 효과 역시 기대에 비해 대단치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금융시장 투자자는 기업의 보여주기 식 혹은 이벤트성 사회공헌 활동에는 큰 감흥이 없다. 이런 이벤트가 당장 기업의 성과나 가치 제고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다. 본연의 의무인 수익 창출에 뒤처진 기업이라면 사회공헌 활동의 순수한 의미는 퇴색된다. 따라서 사회공헌 활동이야말로 장기적인 계획에 따라 꾸준히 추진해야 그 효과를 논할 수 있다. 다만 오늘날 많은 시민이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을 계속 예의주시하고 있으므로 절대 끈을 놓아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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