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직난이 심해지는 가운데 취업준비생들이 취업준비를 하는 데 드는 비용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공적 취업컨설팅 프로그램의 질을 높여야 취업준비 과정에서조차 돈 때문에 격차가 벌어지는 양극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취업정보업체 잡코리아가 취업준비생 145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지난해 청년 1인당 취업준비에 드는 비용은 한 달에 27만2300원으로 2년 전보다 4만4000원(19.3%) 늘었다. 정부의 일자리대책TF는 지난해 기준 월평균 취업준비 비용이 45만 원에 이른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민간 컨설팅회사를 통한 자기소개서 첨삭 비용이 만만치 않은 점을 감안하면 서민층 자녀들로선 구직 단계에서 소외감을 느낄 공산이 크다.
취준생들에게 무료로 제공되는 취업컨설팅의 질을 높이려면 ‘전문상담사’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제언한다. 상담사의 역할이 단순 취업상담에 그치는 게 아니라 기업이나 공공기관과의 유기적 관계를 통해 취업알선으로 확대돼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의 청년일자리대책TF 정책참여단 회의에서도 “각 분야와 직무에 특화된 상담사가 배치되면 효과가 높아질 것”이라는 건의가 있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상담사가 컨설팅뿐 아니라 잡무까지 해야 하는 현 상황에서 전문역량을 발휘하기는 쉽지 않다”며 “기업 인사담당자와 연결해주거나 심리상담을 해주는 등 분야별로 전문 컨설턴트를 배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민간 위탁 방식으로 이뤄지는 취업상담의 질을 높이려면 위탁기관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현재는 상담건수와 취업실적 같은 양적인 평가의 비중이 높지만 ‘취업알선에 따른 만족도’ 등 질적인 평가의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학생들이 취업컨설팅을 받는 궁극적인 목적은 상담 그 자체가 아니라 좋은 일자리에 취업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취업상담 프로그램이 현재 위탁업체를 통해 진행되는데 학생들이 전문성이 있다고 느끼기 어려운 수준이다”라면서 “학생들의 서비스 평가에 기초해 위탁기관에 인센티브를 주는 식으로 운영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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