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의 마켓뷰]플랫폼 위기론과 닷컴버블의 다른점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4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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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환 삼성증권 책임연구위원
오동환 삼성증권 책임연구위원
페이스북, 아마존, 우버, 테슬라 등 업계를 선도하는 플랫폼 기업들이 최근 각종 사고로 몸살을 앓고 있다. 페이스북은 고객 정보 유출로 시장의 신뢰를 잃었고, 테슬라와 우버는 자율주행차 사고로 안전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졌다.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로 시장 혁신을 주도하던 이들 기업의 주가는 올 들어 10% 이상 급락했다.

그렇다면 이 기업들의 최근 주가 하락을 2000년대 기술주 버블 붕괴처럼 거품이 꺼지는 전조 현상으로 봐야 할까. 주가만 보면 그럴 수도 있다. 페이스북과 알파벳의 주가는 지난 2년간 2배 가까이, 아마존과 테슬라의 주가는 3배 이상 올랐다.

하지만 차이점도 있다. 2000년대 닷컴 기업들은 실제 매출이나 이익 창출 능력과 별개로 주가가 올랐지만 아마존 등은 이익 창출 능력이 같이 성장하고 있다. 아마존의 영업이익은 최근 3년간 연평균 35% 성장했고 넷플릭스와 페이스북은 각각 연평균 65%, 80%씩 올랐다.

향후 성장 가능성도 높다. 아마존과 알파벳 등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잇는 ‘밸류체인’ 구축을 통해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알파벳의 ‘구글 익스프레스’는 구글에서 월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상품을 검색하면 이를 당일 배송해주는 시스템이다. 올해 상용화 예정인 자율주행 기술이 더해지면 상품 검색에서부터 구매, 무인 배송까지 이어지는 밸류체인을 구축하게 된다.

온라인 쇼핑의 강자인 아마존은 인공지능(AI) 스피커 ‘에코’를 통해 PC나 스마트폰으로만 가능했던 상품 주문을 음성 주문으로 대체했다. 스마트 보안업체인 ‘링’을 인수해 아마존 배송원이 집 안까지 들어가 상품을 배송해주는 시스템도 만들었다.

국내 기업들도 이런 흐름을 따라가느라 분주하다. 네이버는 이용자들이 과거 구매한 상품 패턴을 AI 기술로 분석해 관심을 가질 만한 상품을 추천하는 ‘AiTems’ 서비스를 내놓았다. 네이버 자회사 라인은 모바일 메신저에 금융 서비스를 결합한 핀테크 서비스를 일본 및 동남아 시장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카카오는 국내 1위 택시 호출 서비스 ‘카카오T’를 한국판 우버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단기적으로는 기술 개발 인력 확충과 신규 서비스 마케팅 증가로 기업들의 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 실제로 네이버와 카카오는 2016년 30%를 넘었던 이익성장률이 올해는 각각 1.3%, 17.4%로 크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 같은 투자 확대는 중장기적으로 기업의 이익 창출 능력을 강화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주가도 이미 고점보다 크게 내려 주가수익비율(PER)은 오히려 하락했다. 인터넷 플랫폼의 장기적인 성장성을 믿는다면 투자 심리가 얼어붙은 지금이 오히려 좋은 투자 기회다.

오동환 삼성증권 책임연구위원
#플랫폼#기업#닷컴버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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