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U+ 야구앱 서비스 송출 현장
50개 모니터에 수천개 화면… 포지션별 영상은 3시간前 세팅
중계방송사 PD 협조도 필수… 야구팬 의견반영 핵심기능 인기
“하루 이용객 1년새 3배 급증”
10일 오후 경기 안양시 LG유플러스 방송센터에서 직원들이 ‘U+ 프로야구’ 앱에 송출되는 중계방송을 점검하고 있다. 지난달
포지션별 영상 등 핵심 기능을 추가한 앱은 한 달 만에 누적 이용자 수 40만 명을 넘었다. LG유플러스 제공
10일 오후 경기 안양시 LG유플러스 방송센터. 벽면을 가득 채운 50여 개의 대형 모니터에는 수천 개의 방송 화면이 쉴 새 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이곳은 전국 LG유플러스 IPTV(인터넷TV)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에 미디어콘텐츠를 송출하는 중계센터. 한쪽에선 지난달 새롭게 론칭한 ‘U+ 프로야구’의 중계방송 준비가 한창이었다. 야구팬들 사이에 ‘전지적 감독 시점’으로 불리는 모바일앱 멀티영상 중계를 앞두고 있다.
경기장 다섯 군데를 동시에 비추는 ‘포지션별 영상’은 송출 3시간 전부터 워밍업을 한다. 화면별 타임코드가 0.1초라도 어긋나면 타격 장면에서 안타를 쳐도 내야 화면에는 수비수가 멀뚱히 서있는 엇박자가 발생한다. 이런 사고를 막기 위해 여러 화면 사이 시간을 하나로 정렬하는 ‘타임 동기화’ 작업이 필수다. 이용자들이 앱으로 보는 화면은 5개이지만 방송센터에서는 전국의 모든 경기를 화질별, 백업용으로 각각 인입·송출하기 때문에 한번에 400개 화면을 구동시킨다.
LG유플러스는 기존에 수작업으로 맞추던 타임동기화를 자동으로 하는 ‘멀티 타임인코더’를 개발했다. 멀티인코더가 없었던 지난해 플레이오프 시범구현 때는 방송 시작 후 엔지니어들이 일일이 화면을 맞추느라 수십 분의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지난달 국내 첫 멀티인코더 개발에 성공하며 한 경기당 10초 만에 화면을 맞출 수 있게 됐다.
포지션별 영상을 구현하기 위해 풀어야 할 숙제는 또 있다. 구장 카메라를 소유하고 있지 않은 LG유플러스는 방송사 카메라를 빌려 써야 했다. 구장당 14∼18대의 카메라 중 화면에 구현되는 5개 포지션 영상을 어느 순간 어떤 카메라로 잡을지 중계방송사 PD들을 찾아다니며 설명하고 협조를 구했다.
최정렬 LG유플러스 IPTV운영팀 책임은 “TV 광고가 나오는 공수 교대 시간에 카메라를 휙 돌리거나 여러 카메라가 같은 장면을 비추는 중첩이 없도록 신경 써야 할 일이 한둘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프로야구 사상 유례없던 다중화면 중계에 처음엔 시큰둥하던 방송사 관계자들도 ‘직관(직접 관람)’만큼 실감나는 중계를 해보자는 진정성에 하나둘 마음을 열었다.
전국 5개 구장 모든 경기에서 동시에 서비스를 시작한 자신감 뒤에는 프로야구팬 3500명을 상대로 한 사전 설문조사가 있었다. LG유플러스는 표적그룹 심층면접(FGD) 방식으로 후보 기능들을 설명하거나 프로토타입의 앱을 사용하게 한 후 의견을 청취했다. 그 결과 반응이 좋은 득점 장면 다시보기, 포지션별 영상, 투수타자 상대전적, 큰 화면으로 보기 등 4가지 핵심 기능을 추려냈다. 지난해 시범 구현 때 선보였던 더그아웃 및 응원단 360도 보기와 타격 순간 180도 돌려보기(타임슬라이스) 등은 ‘꾸준히 볼만한 기능은 아니다’라는 피드백에 따라 최종 엔트리에서 뺐다. 아직 반영하지 않은 야구 시청 중 채팅이나 댓글 기능, 승부 예측 등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추가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응원하는 팀의 전용 앱처럼 느껴지도록 로고와 테마 컬러를 적용하는 등 유저 인터페이스(UI)도 신경 썼다. 응원팀을 설정하면 해당 팀의 중계영상이 광고 없이 바로 보이고 선수 기록이나 경기정보도 응원팀 위주로 개편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공식기록업체인 스포츠투아이로부터 받은 투구·타구 분포도 등 공신력 있는 데이터를 제공하고 고효율 영상압축 기술(HEVC) 코덱을 적용해 기존과 데이터 용량은 동일하지만 화질은 2배 이상 개선시켰다.
엄주식 LG유플러스 비디오서비스2팀 책임은 “4대 핵심 기능 업데이트 한 달 만에 누적 이용자 수가 40만 명을 넘었고 하루이용 고객 수도 지난해와 비교해 3배 정도 늘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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