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꿀 담은 화장품… CJ올리브영 손잡고 ‘달콤한 동행’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4월 26일 03시 00분


[다함께 꿈꾸는 혁신성장]<12> 화장품 스타트업 랩앤컴퍼니

20일 서울 강남구 올리브영 가로수길중앙점에서 스타트업 화장품 기업 랩앤컴퍼니 김찬영 대표(가운데)가 매장 직원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즐거운 동행존’ 매대에선 스타트업 화장품을 팔고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20일 서울 강남구 올리브영 가로수길중앙점에서 스타트업 화장품 기업 랩앤컴퍼니 김찬영 대표(가운데)가 매장 직원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즐거운 동행존’ 매대에선 스타트업 화장품을 팔고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소비자들에게 자신 있게 내세울 만한 극적인 스토리가 없었던 화장품 스타트업 ‘랩앤컴퍼니’는 눈에 띄는 특별함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김찬영 랩앤컴퍼니 대표는 화장품에 넣을 차별화된 재료를 구하기 위해 벌꿀로 유명한 지리산 월평마을을 찾아갔다. 설탕물 대신 약초를 먹고 자란 벌들이 만든 천연 꿀을 화장품에 담기로 했다. 시중에서 파는 대부분의 꿀 관련 화장품에는 벌꿀 함량이 1%도 채 되지 않았다. 김 대표는 화장품의 꿀 함유량을 38.7%까지 끌어올렸다.

좋은 재료를 아끼지 않고 듬뿍 넣은 화장품을 고객들이 알아줄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현실의 벽은 생각보다 높았다. 온라인몰에서는 입소문을 타서 그럭저럭 성과가 났지만 스타트업이 오프라인 유통매장에 진출하는 건 사실상 하늘의 별 따기였다. 랩앤컴퍼니는 올리브영, 롭스 같은 헬스·뷰티 매장의 문을 수차례 두드렸지만 해외 유명 브랜드 제품을 제치고 매장에 진열되기란 거의 불가능해 보였다.

김 대표는 “유명 브랜드 제품들이 가득한 대형 유통채널 입장에서는 이름조차 생소한 스타트업의 제품이 눈에 들어올 리 없었던 것”이라면서 “하지만 자체적인 온라인 판매로는 성장하는 데 한계가 있어 난감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니던 김 대표에게 오프라인 진출 기회가 열린 건 지난해 CJ올리브영과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가 공동 주최한 ‘즐거운 동행 품평회’였다. 즐거운 동행 품평회는 중소기업의 유망 상품을 발굴해 품질 개선을 돕고 판로를 열어주는 올리브영의 상생프로그램이다. CJ올리브영은 2016년 5월부터 즐거운 동행 품평회를 통해 22개 지역의 중소기업을 발굴해 이들과 협업 중이다.

랩앤컴퍼니의 화장품은 지난해 5월 열린 품평회에서 올리브영 관계자의 눈에 띄었다. 피부 보습에 좋은 것으로 알려진 천연 벌꿀 함유량이 월등히 높아 화장품 담당자의 관심을 끈 것. 이후 2개월 만에 올리브영 판매 제품으로 최종 선정됐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올리브영 고객들에게 질 좋은 상품을 선보일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랩앤컴퍼니 화장품은 서울 강남본점, 가로수길 중앙점, 대구본점 등 전국 36곳 올리브영 매장 내 ‘즐거운 동행존’과 온라인몰에서 판매되고 있다.

랩앤컴퍼니의 바르는 마스크팩 ‘아이프롬 허니마스크’ 매출은 올리브영에서 팔리기 시작한 뒤 급증했고, 올해 2월 기준으로 입점 이전보다 674% 증가했다. 올해는 올리브영 온라인몰에서 판매액 기준 기초화장품 부문에서 1위 자리에 올랐다. 2009년 창업 당시 김 대표 1인 기업이었던 랩앤컴퍼니는 현재 직원 18명이 일하는 곳으로 성장했다.

‘올리브영에서 판매하는 제품’이란 타이틀이 붙으면서 해외 수출길도 열렸다. 김 대표는 “최근엔 해외에서도 연락이 많이 오고 있다”면서 “올리브영이 가진 브랜드 인지도가 우리 브랜드도 같이 끌어올려 조만간 중국 시장 진출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올리브영은 앞으로 즐거운 동행존 매장을 계속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려 자생하도록 돕는 ‘성장 사다리’ 역할을 하는 즐거운 동행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대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다하고, 강소기업들이 수면 위로 나올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
#cj올리브영#스타트업#랩앤컴퍼니#화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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