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 글로벌 판매량이 회복세로 나타났다. 40개월 만에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해 실적 회복이 본격화될지 기대감이 커졌다.
3일 현대·기아차는 4월 글로벌 판매량이 전년 동월 대비 10.4% 늘어난 63만1225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현대·기아차의 월별 판매가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인 것은 2014년 12월(18.0%) 이후 40개월 만이다.
글로벌 실적 반등의 일등공신은 중국 시장이었다. 지난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여파로 고전했던 중국 시장에서 4월 판매량이 전년 대비 2배로 늘었다. 지난달 중국 시장 판매량은 10만3109대로 지난해 4월보다 101.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가 7만7대가 팔리며 전년 동월 대비 100.0%, 기아차가 3만3102대로 106.2% 늘어났다. 4월 판매량이 크게 늘며 현대·기아차 1∼4월 중국 누적 판매량은 34만7927대로 전년보다 7.2% 증가했다. 올해 월별 합산 누적 판매량이 전년보다 늘어난 것은 4월이 처음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4월 중국 판매량 증가는 작년 사드 사태로 판매량이 급감한 데 따른 기저효과 요인이 있다”면서도 “지난해 1월부터 올해 2월까지 14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이후 3월 35.4%에 이어 4월에도 101.9% 증가한 것은 고무적인 일”이라고 밝혔다.
실적 회복을 견인한 것은 젊은층을 겨냥해 내놓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신차들이다. 현대차가 지난달 내놓은 소형 SUV 엔씨노는 첫달 4385대가 팔렸다. 현대차에서는 성공적 데뷔로 보고 있다. 기아차에서는 3월 출시된 준중형 SUV 즈파오가 지난달부터 본격적으로 판매돼 4836대가 팔렸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지난달 엔씨노 출시 행사와 베이징 모터쇼에 참석하기 위해 잇달아 중국을 찾아 중국 시장 회복을 직접 챙기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지난해 중국 시장 판매량 하락 폭이 워낙 커서 올해 증가율은 두드러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여전히 사드 보복이 발생하기 이전인 2016년 판매량의 70∼80% 수준에 머물고 있다. 중국과 더불어 핵심 글로벌 시장인 미국에서도 아직 고전 중이다. 지난달 현대·기아차 미국 판매량은 10만6648대로 전년보다 8.4% 줄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중국 판매량 회복에 만족할 게 아니라 근본적인 경쟁력 제고에 나서야 한다”며 “부품 품질은 중국 현지 업체들보다 우위에 있는 만큼 조립기술을 더욱 향상시켜 확실한 차별화를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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