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아파트 분양 시장의 열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청약 시장에서도 ‘되는 단지’로만 통장이 몰리는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7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날 현재까지 청약을 접수한 민영아파트 중 청약이 미달된 단지는 57곳으로 전체(128곳)의 44.5%로 집계됐다. 반면 1순위에서 마감된 곳은 53곳(41.4%)으로 미달 단지 수와 비슷했다. 2순위에서 모집가구 수를 다 채운 단지는 18곳에 불과했다. 양지영 R&C연구소장은 “청약 단지 성적이 ‘대박’ 아니면 ‘쪽박’ 둘 중 하나로 갈리고 있다는 건 그만큼 양극화가 심화됐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양극화는 청약 당첨 기회가 줄어든 가운데 일부 지역에서 분양가가 시세보다 낮은 이른바 ‘로또 분양’ 단지들이 생겨나면서 심화하고 있다. 지난해 ‘8·2부동산대책’으로 인해 가점제 청약에 당첨된 가구는 2년 동안 재청약을 할 수 없다. 더불어 조정대상지역에서는 가구별로 1명만 청약을 넣을 수 있다. 양 소장은 “집값이 오를 가능성이 적은 단지에 덜컥 당첨돼 청약통장을 날리기보다는 차라리 확률이 낮더라도 돈 되는 단지에 지원해 보자는 심리가 반영된 것”이라고 했다.
여기에 올해 전국 분양 물량이 약 48만 채로 지난해보다 50% 가까이 늘면서 지방과 수도권 외곽 등 일부 지역의 경우 분양가를 깎아준다고 해도 청약을 하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는 것도 양극화를 초래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양 소장은 “청약시장 양극화가 심화할 경우 기존 매매시장의 양극화 양상이 더욱 두드러지고, 지방을 기반으로 한 중소 건설사가 경영난에 빠지는 등 시장 전반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