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만에… 삼성바이오로직스株 반등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5월 9일 03시 00분


“과대 낙폭따른 반발 매수세”… 3.06% 올라 37만500원

분식회계 논란에 휩싸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가 나흘 만에 반등했다. 그동안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 하락 폭이 과도했다고 판단한 일부 투자자가 저가 매수에 나서면서 반등세를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금융감독원이 분식회계 문제를 제기한 뒤 26% 넘게 폭락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분식회계 논란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만큼 섣불리 투자에 나서는 것은 유의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 나흘 만에 반등

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 거래일보다 3.06% 상승한 37만500원에 장을 마쳤다. 금감원이 1일 삼성바이오로직스 특별감리 결과 분식회계가 인정된다는 잠정 결론을 공개한 뒤 4영업일 만에 상승한 것이다.

분식회계 이슈가 불거지면서 4월 30일 48만8000원이던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는 4일 35만9500원까지 26.3% 급락했었다.

이날 기관투자가들이 607억 원어치 이상을 사들이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반등세를 이끌었다. 반면 외국인과 개인투자자는 이날도 여전히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내다 팔았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위원은 “단기간에 주가 하락 폭이 과대해 일부 기관이 저가 매수의 기회로 보고 사들인 것 같다”며 “하지만 아직 분식회계 결론이 나온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개인들은 반등세만 보고 투자에 나서는 건 위험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금감원의 특별감리 결과가 외부에 공개된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이 회사는 자사 홈페이지에 “특별감리 관련 내용이 기사화됨에 따라 시장과 투자자들의 불안을 가중시켰다”며 “감리 절차가 진행 중인 민감한 상황에서 정보가 무분별하게 공개·노출되는 것에 유감을 표한다”는 입장문을 올렸다.

○ 소액투자자들 국민청원 ‘봇물’

주가 급락으로 손해를 본 개인투자자들은 금융당국이 시장에 혼란을 줬다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이날 오후 3시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검색어로 135건의 청원이 올라와 있다. 대다수가 금융당국에 책임을 묻는 글이다. 한 청원자는 “금감원이 최종 결론이 내려지기도 전에 고의 분식회계라고 발표해 주식 시장에 충격을 줬다”고 지적했다. 다른 청원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 때 철저하게 검토해 상장 불가 통보를 했다면 문제가 없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일부 소액투자자는 금융당국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까지 검토 중이다.

금융위원회는 17일 임시 감리위원회를 열고 금감원의 특별감리 결과를 논의한다. 최종 판단까지 금감원의 결과가 유지되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회부나 거래정지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증권업계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분식회계 의혹에서 벗어나더라도 과거와 같은 상승세를 재현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바이오 업종의 주가 상승세가 꺾였기 때문이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늘 바이오 업종이 5% 하락했다. 회계분식 이슈가 사라지더라도 다른 바이오 종목들이 대세 하락기에 접어든 만큼 삼성바이오로직스도 뚜렷한 상승세로 돌아서지는 못할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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