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는 자율주행차 핵심 주행정보 표시장치로 부상하고 있는 ‘디지털 클러스터(계기반)’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고 9일 밝혔다. 앞서 7인치 디스플레이 계기반 양산을 시작했으며 향후 출시될 현대자동차 코나 전기차(EV)에 처음 탑재됐다. 또한 디지털 계기반을 기반으로 미래차 시대 대응을 위해 차세대 콕핏(운전석 조작부 일체) 개발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클러스터 시장 진출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와 정보통신(ICT) 부품을 집중 육성해 자율주행과 커넥티비티 등 미래차 기술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신규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현대모비스 측은 설명했다.
현대모비스는 레벨4 수준 자율주행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콕핏 핵심부품인 클러스터 개발에 수년 간 공들였다. 지난 2015년 12.3인치 대형 클러스터 개발에 성공한 데 이어 3년 만에 7인치 클러스터 양산에 돌입했다. 현재 12.3인치 듀얼 계기반과 3D 입체형 계기반 개발을 추진 중이며 오는 2020년에는 12.3인치 계기반을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디지털 클러스터 글로벌 선도업체들과 동등한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할 예정이다. 특히 디지털 계기반을 주력 해외 수주 품목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계기반은 속도와 주행거리, 경고 알람 등 각종 주행정보를 표시하는 장치다. 운전자와 자동차를 연결하는 핵심부품으로 첨단 기술이 자동차에 탑재되면서 계기반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기존 아날로그 방식에서 보다 많은 정보를 효과적으로 표시할 수 있는 디지털 방식으로 빠르게 대체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자동차 부품업체는 물론 IT업체들도 디지털 계기반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추세다. 관련 시장도 크게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인 IHS 마킷(Markit)은 자동차 계기반 시장이 지난 2016년 7.5조 원 규모에서 오는 2023년 약 11조 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2023년에 판매되는 신차 약 81%(약 9조 원 규모)에 디지털 계기반이 적용될 것으로 분석했다.
현대모비스가 처음 양산한 7인치 디지털 계기반은 자동차 소프트웨어 표준 플랫폼인 오토사(AUTOSAR)를 기반으로 개발됐다. 고해상도(1280x720)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시인성을 높였고 중앙처리장치(CPU) 소프트웨어를 독자적으로 개발했다는 설명이다. 또한 계기반 독자 개발 및 양산을 통해 헤드업 디스플레이(HUD)와 서라운드 뷰 모니터링(SVM), 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AVN) 등 4대 인포테인먼트 핵심부품 기술을 모두 확보했다고 회사는 강조했다. 양승욱 현대모비스 ICT연구소장(부사장)은 “글로벌 자동차 부품사와 IT업체들이 각자 차별화된 전략으로 차세대 콕핏 개발 경쟁을 펼치고 있다”며 “현대모비스는 내년 상반기까지 4대 인포테인먼트 핵심부품을 동시 제어할 수 있는 통합플랫폼을 개발해 차세대 콕핏 개발 경쟁에서 앞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모비스는 올해 CES에서 사용자 경험(User Experience, UX)을 반영한 차세대 콕핏에 적용된 미래자동차용 디스플레이를 선보인 바 있다. 디스플레이는 운전석 내 계기반과 스티어링 휠, 룸미러, 콘솔박스 등 4곳에 장착됐다. 기존 계기반 자리에는 운전석과 조수석을 가로 지르는 초대형 디스플레이가 탑재됐다. 이 화면은 주행정보와 AVN, SVM, HUD 등 모든 기능이 통합돼 운영되는 것이 특징이다. 스티어링 휠에는 스마트폰 크기 디스플레이가 적용돼 쉬운 조작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룸미러와 콘솔박스 역시 대형 디스플레이로 이뤄져 운전석과 뒷좌석 탑승자에게 엔터테인먼트 컨텐츠를 제공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현대모비스에 따르면 디스플레이 외에 증강현실 기술이 적용된 AR HUD(Augmented Reality HUD)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AR HUD는 유리창에 정보를 표시하는 기존 방식보다 진보된 디스플레이 기술이다. 주행정보를 실제 도로 상에 덧입혀 표시하는 형태로 아직까지 상용화된 사례가 없는 고난이도 기술이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말 AR HUD 기술 개발을 완료하고 관련 기술을 확보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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