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들이 마트의 ‘얼굴’인 1층에 판매시설 대신 고객을 위한 공간을 조성하며 소비자들의 발길을 잡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과 편의점의 성장으로 마트를 찾는 발길이 줄어들자 쇼핑 외에 놀고, 쉬고, 먹을 수 있는 공간을 강화해 고객의 마음을 잡기 위한 전략이다. 예를 들어 장을 보러 마트에 들른 소비자들이 쇼핑과 휴식을 겸할 수 있도록 마트에 대형 숲과 식물원을 조성하거나 세계 각국의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식당가를 만드는 식이다.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4월 문을 연 롯데마트 서울양평점은 1층을 숲을 콘셉트로 한 공간으로 꾸민 뒤 고객이 약 20% 늘었다. 일반 마트가 유동 인구가 많은 1층을 판매시설로 채우는 것과 달리 1층을 소비자들이 쉴 수 있는 장소로 변신시킨 것이다.
어반포레스트(도심 속 숲)로 이름을 붙인 이 곳은 나무와 담쟁이덩굴로 채워져 있다. 수십 개의 테이블과 의자를 배치해 고객 누구나 자유롭게 앉아서 쉴 수 있다. 매장 중앙에는 피아노 연주가 흐르는 작은 식물원을 만들었다.
마트 1층을 마치 숲처럼 꾸민 공간이 입소문이 나자 소비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서울양평점의 하루 평균 방문자는 약 6000명으로 비슷한 규모의 다른 롯데마트(5000명)와 비교해 20%가량 많다. 롯데마트 자체 조사 결과 어반포레스트를 보기 위해 마트를 찾았다는 고객으로 발생한 매출은 전체의 14%나 된다.
김창조 롯데마트 서울양평점장은 “장을 보러 자주 마트에 와야 하는 주부 등 단골 고객들에게 마트에서 편히 쉴 수 있는 경험을 주고 싶었다”며 “어린 아이와 함께 마트를 찾는 30대 소비자들의 비중이 높은 편인데 이들에게 ‘어반포레스트’가 특히 주효했다”고 말했다.
이마트도 킨텍스점은 1층에 약 2000㎡ 규모의 피코크 키친을 만들었다. 한식과 중식, 일식, 베트남식, 유럽식 등 다양한 국가의 음식을 한 자리에서 먹을 수 있는 게 특징이다. 고객들은 쇼핑하러 마트에 왔다가 밥을 먹고 가기도 하고, 외식하러 왔다가 장을 봐서 가기도 한다. 이마트 관계자는 “킨텍스점 방문 고객의 평균 주차 시간은 약 2시간 2분으로 서울 대형 점포 평균 이용시간인 1시간 7분과 비교해 55분이나 길다”며 “고객이 마트에 오래 머물수록 물건 하나라도 더 사기 때문에 고객이 머무르는 시간이 길수록 마트에는 좋다”고 말했다.
이마트는 이 외에도 1960년대 영국 이발소 콘셉트의 바버샵, 전자기기 판매점 일렉트로마트, 오락실 등 ‘아빠’ 고객을 위한 다양한 시설로 고객을 유인하고 있다.
롯데마트와 이마트가 1층을 고객에게 내주었다면 홈플러스는 옥상을 고객 친화적인 공간으로 꾸몄다. 홈플러스는 2014년 인천 인하점을 시작으로 올해 1월 문을 연 동대문점까지 11개 매장 옥상에 풋살경기장을 만들었다. 지역의 유소년 축구클럽이나 어린이 축구교실 등 어린아이들이 이곳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
권영휘 홈플러스 몰리빙팀장은 “고객이 마트를 방문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마트에 다양한 변화를 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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