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22억 명이 사용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이 가상화폐를 발행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미국 IT전문매체 체다는 11일(현지 시간) 페이스북이 “자체 가상화폐 발행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페이스북의 이런 움직임은 최근의 대대적인 조직개편에서도 감지할 수 있다. 페이스북은 블록체인을 담당하는 조직을 신설했고 페이스북 메신저앱 사업을 이끄는 데이비드 마커스 부사장이 이 조직을 맡기로 했다. 마커스는 인터넷 간편 결제 서비스인 페이팔 대표 출신으로 현재 미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 이사도 함께 맡고 있다.
페이스북이 블록체인 담당 조직을 신설한 이유는 최근 불거진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블록체인은 거래 정보를 공개해 분산 처리하는 기술로 위·변조나 개인정보 유출이 불가능하다. 페이스북이 고객정보를 기반으로 서비스하는 만큼 블록체인 기술을 데이터 암호화 수단으로 활용해 보안성을 강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페이스북은 “현재 블록체인 기술의 영향력을 살펴보고 있다”며 “새로운 조직이 이를 활용할 방법을 알아보는 중일 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페이스북의 가상화폐 발행이 현실화될 경우 페이스북 사용자 22억 명을 비롯해 인스타그램과 왓츠앱 사용자까지 페이스북이 발행하는 가상화폐 생태계에 흡수되면 어떤 화폐보다도 유력한 통화수단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앞서 전 세계 2억 명의 사용자를 보유한 암호화 메신저 텔레그램은 가상화폐 ‘그램(Gram)’을 개발했다. 그램 가상화폐공개(ICO)를 추진해 200명이 안 되는 익명의 투자자로부터 총 17억 달러(약 1조8000억 원)의 자금을 유치한 바 있다. 텔레그램은 이 돈으로 새로운 블록체인 플랫폼을 개발할 계획이다.
아마존은 아직 가상화폐 발행 움직임은 없지만 최근 가상화폐 거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받아볼 수 있는 특허를 획득하는 등 관련 기술을 축적하고 있다.
네이버 자회사 라인플러스도 가상화폐 발행을 검토 중이다. 올해 상반기(1∼6월) 중으로 네이버 지식iN과 유사한 라인 큐(LINE Q) 서비스에서 사용자가 질문에 답을 달면 그 대가로 가상화폐를 주겠다는 것이다.
하태형 수원대학교 금융공학대학원 교수는 “글로벌 IT기업들이 가상화폐 발행에 뛰어드는 이유는 자사 서비스의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며 “블록체인 기술을 선점하지 못하면 도태될 것이란 위기의식 때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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