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전자 상무로 경영권 승계가 본격화되면서 구본준 ㈜LG 부회장은 향후 계열 분리 또는 독립할 것으로 보인다. 구 상무의 사내 등기이사 선임으로 장자 승계 원칙이 확인된 만큼 구 부회장이 사실상 구본무 회장의 역할을 대행하는 것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LG그룹은 전통적으로 장자 승계 원칙에 따라 형제 및 형제의 자손들은 계열분리를 해왔다. LS그룹, LIG 등이 그 예다. 구인회 LG 창업주의 바로 아래 동생인 구철회 명예회장 자손들은 1999년 LG화재를 그룹에서 독립시키고 LIG그룹을 만들었다. 여섯 형제 중 넷째부터 막내인 구태회, 구평회, 구두회 형제는 2003년 계열분리해 LS그룹을 세웠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LS, LIG 등의 계열 분리 사례에서 보듯이 장자 승계를 하면서 구본무 회장의 동생인 구본준 부회장은 독립을 해서 별도의 경영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LG그룹의 전통이자 원칙”이라고 전했다. LG의 한 관계자는 “구 상무의 등기이사 선임 과정에서 구 부회장을 포함한 가족 등 주요 주주들의 의견을 모으고 동의하는 과정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룹 내부에선 구 상무와 6명의 부회장 중심의 경영 체제를 조속히 안정화시키면서 구 부회장의 분리가 예상보다 빨리 이뤄질 것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분리 시기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구 부회장의 별도 경영 방안에 대해서는 여러 시나리오가 나온다. 일부 계열사의 지분과 구 부회장이 가진 ㈜LG 지분(7.72%)을 교환하는 방법으로 일부 사업을 떼어내는 방법이 있다.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등이 이 같은 방식으로 독립했다.
일각에선 LG상사와 판토스 등 상사 관련 사업이나 디스플레이 사업 등이 벌써부터 거론되고 있지만 아직 이와 관련한 의사결정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룹 내부에선 사업 분리가 아니라 자본금만 가지고 나오는 방식으로 분리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어떤 회사를 가지고 나갈 것인지 등 정확한 방식은 논의 중이다. 당장은 아니겠지만 2, 3년이 걸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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