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구글 인터뷰 문제’라는 제목으로 인터넷에서 떠돌던 내용이다. 수재들도 머리를 쥐어짜야 하는 수수께끼 같은 질문, 이른바 브레인 티저(Brain-teaser) 형식의 면접 질문들이다. 정말 구글 인터뷰에선 이런 문제가 나올까? 18일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는 구글 입사에 관한 모든 것을 알아보기 위해 ‘도시락토크 4.0 구글코리아 편’을 열었다.
참가 대상은 정보기술(IT) 전공생 3, 4학년. 총 18명 모집에 지원자가 100명이 넘었다. 구글 입사가 꿈인 신우현 씨(25·안동대 컴퓨터공학과 4학년)는 “지방에 있다 보니 구글코리아를 방문할 기회가 없었다”며 “도시락토크에 참여하려고 오전 5시에 집을 나섰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10시 서울 강남구 강남파이낸스센터 22층에 도착한 참가자 18명은 형형색색의 ‘Google’ 로고가 붙은 벽면 앞에서 설레는 표정으로 연신 셀카를 찍었다.
1998년 차고 창업(garage start-up)으로 시작한 구글은 전 세계 73개 오피스에서 직원 약 8만 명이 활약하는 초대형 IT 기업으로 성장했다. 가장 잘 알려진 서비스는 검색엔진이지만 그 외에도 다양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구글코리아의 인사담당자는 “구글에는 10억 명 이상의 유저가 사용하는 소프트웨어가 7개 있습니다. 과연 무엇일까요?”라는 질문으로 도시락토크를 시작했다. 여기저기서 학생들이 손을 들었다. “검색엔진, 유튜브, 안드로이드, G메일, 크롬, 그리고….” “아, 구글플레이, 구글맵도 있어요!”
엔지니어를 꿈꾸는 학생들이다 보니 구글 개발자들의 삶에 관한 질문이 많았다. 검색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박해우 씨가 이들의 궁금증을 풀어줬다. 박 씨는 “구글의 특이한 문화는 ‘Share everything(모든 것을 공유한다)’”이라고 말했다. 한국 문화에선 남보다 많이 아는 것이 경쟁력이라는 인식이 있지만, 구글에선 자신의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태도를 높이 평가한다는 것이다.
주인의식을 가지고 일하는 것을 장려하고 실패할 경우 이를 비난하지 않는 것도 구글이 자랑하는 조직문화다. 이미 잘 알려진 것처럼 구글의 엔지니어들은 자신의 업무 스타일에 따라 출퇴근 시간이 자유롭다. 출퇴근 혼잡을 피하고 싶다면 첫차를 타고 출근해 점심 무렵 퇴근하고, 올빼미형이라면 정오부터 근무를 시작해도 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유명 인사인 김현유 구글 아시아태평양 전무와 대화하는 시간도 있었다. 미국에서 경영학석사(MBA)를 마치고 10여 년간 구글에서 근무한 김 전무는 글로벌 IT 회사 입사를 꿈꾸는 많은 청년들의 롤모델이다. 대화 도중 한 학생은 “MBA 출신은 구글에서 특별한 대우를 받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김 전무는 “학위에 따라 달라지는 건 없다. 하지만 글로벌 경쟁 사회에선 누구를 만나든 주눅 들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자신 있게 표현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유학 경험이 그런 능력을 키우는 데 큰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또 그는 논리력을 키우기 위해 SNS에 자신의 생각을 정리한 글을 올려 타인과 소통해 보라고 조언했다.
구글 입사를 꿈꾸는 학생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 중 하나는 바로 영어 실력이었다. 다국적 기업인만큼 영어 능력이 필요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엔지니어를 채용할 땐 영어보다 직무능력을 훨씬 중요하게 고려한다고 했다. 영어는 입사 후 훈련할 수 있도록 회사가 지원한다.
인턴 혹은 신입 엔지니어를 선발할 때는 면접 단계에서 주어진 알고리즘을 풀어내는 능력을 평가하는 과정을 거친다. 항간에 떠돌던 브레인 티저형 문제는 크게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인사팀 관계자는 “한때 그런 문제가 나왔다고 하지만 최근 경향과는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이날 학생들은 구글코리아의 매력적인 업무공간을 둘러보고 입사의 ‘꿀팁’을 얻었다고 입을 모았다. 참가자 이영전 씨(25·가천대 컴퓨터공학과 4학년)는 “꿈꾸던 구글을 둘러보고 실무자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였다”며 “인터넷에서 찾을 수 없는 소중한 조언들을 얻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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