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구본무 회장은 LG그룹을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기업’으로 만들고 싶어 했다. 평생 ‘정도(正道)경영’이란 고집을 굽히지 않았던 이유도 이 때문이다.
고인의 신념을 엿볼 수 있었던 것은 지난해 12월 최순실 국정 농단 청문회에서다. 당시 청문회에서 고인은 “다음 정부에서도 돈 내라고 하면 다 낼 것인가”라는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의 질의에 “국회에서 입법해서 막아 달라”고 단호히 말해 화제가 됐다. 기업 입장에서는 정부 요구에 따를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니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제도 마련이 우선 뒷받침돼야 한다는 뜻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에 대해서도 “전경련은 각 기업 간의 친목 단체로 남아야 한다”고 소신 발언을 해 많은 이들의 호감을 샀다.
LG그룹 관계자는 “2003년 국내 대기업 중 가장 먼저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것도, 지금까지 LG그룹 내 이렇다 할 총수 일가 스캔들이 없었던 것도 모두 고인의 이 같은 신념이 바탕이 됐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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