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w. Beautiful. Take a picture of me(정말 예쁘다. 내 사진 좀 찍어줘).”
2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스타필드 코엑스몰. 코엑스몰 한복판에 마련된 별마당 도서관은 유리 천장에서 쏟아지는 햇빛을 전등 삼아 독서에 집중하는 사람과 사진 찍는 관광객들로 분주했다. 외국인 관광객 20여 명은 별마당 도서관의 명물인 13m 높이의 대형 책꽂이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며 연신 감탄사를 내뱉었다.
대만에서 한국 여행을 왔다는 재키 씨(30)는 “이곳이 강남의 명소라는 소문을 듣고 찾아왔다”며 “대만에는 이렇게 큰 책꽂이가 없어 별마당 도서관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려 친구들에게 자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5월 문을 연 별마당 도서관이 31일 개관 1주년을 맞는다. 별마당 도서관은 마땅한 랜드마크가 없던 코엑스에서 ‘만남의 장소’로 자리 잡으며 몰 상권에 새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 정용진 부회장의 ‘인문학 경영’ 산물
스타필드를 운영하는 신세계프라퍼티는 지난해 5월 별마당 도서관이 문을 연 뒤 25일까지 약 2050만 명이 스타필드 코엑스몰을 방문했다고 27일 밝혔다. 1주년을 맞는 31일에는 방문객이 21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신세계 측은 설명했다. 이는 스타필드 하남의 1년 방문객 수(2500만 명)에 육박하는 수치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코엑스몰 부활의 일등 공신으로 별마당 도서관을 꼽았다. 별마당 도서관을 보기 위해 코엑스몰을 찾는 사람이 생길 만큼 모객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는 것이다.
별마당 도서관의 가장 큰 자랑은 13m 높이의 대형 책꽂이. 총 3개로 구성된 책꽂이에는 매주, 매달 교체되는 600여 종의 잡지를 포함해 7만여 권의 책이 빈틈없이 꽂혀 있다. 약 1000권의 책이 한 달에 한 번씩 새로 비치된다.
압도적인 규모의 책꽂이 때문인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도 별마당 도서관은 인기 스타다. 1년간 ‘별마당 도서관’ 해시태그를 단 인스타그램 게시물은 약 8만 건에 이른다. 하루 평균 220건 이상 올라오는 셈이다.
신세계프라퍼티 관계자는 “별마당 도서관을 찾는 관람객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휴대전화를 꺼내 책꽂이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일”이라고 말했다.
별마당 도서관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강조하는 ‘인문학 경영’의 일환으로 설립됐다. 남녀노소 모두가 방문할 수 있는 열린 도서관을 몰에 세우면 명소를 넘어 상권 발전을 이끄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게 정 부회장의 생각이었다. 인구 5만 명의 일본 소도시 다케오(武雄)시의 ‘다케오 시립 도서관’이 열린 도서관 형태로 리뉴얼된 뒤 연 100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곳으로 발돋움한 데서 착안했다.
○ 주변 상권도 살아나 공실 ‘제로’
별마당 도서관을 보기 위해 방문객이 몰리며 스타필드 코엑스몰의 상권도 활성화하고 있다. 케이크 전문점 빌리앤젤의 권지혜 점장(29)은 “2층에 있는 매장이라 기존엔 죽어 있던 상권이었는데 별마당 도서관이 1, 2층에 걸쳐 생기며 유동 인구가 늘었다”고 말했다. 별마당 도서관과 인접한 화장품 전문점과 커피숍 등도 매출이 1년 전과 비교해 약 30% 늘었다고 신세계 측은 전했다.
신규 브랜드 입점도 이어지고 있다. 스타필드 하남과 고양의 인기 매장인 탄탄면 공방을 비롯해 H&M, 언더아머, 캐스키드슨 등 최근 1년간 50여 개 매장이 코엑스몰에서 새롭게 문을 열었다. 신규 매장의 입점이 이어지며 7% 정도 공실이 있던 코엑스몰은 지난해부터 비어 있는 매장 없이 운영되고 있다.
다음 달에는 이마트의 새로운 쇼핑몰인 ‘삐에로 쇼핑’이 코엑스몰에 처음 문을 연다. 삐에로 쇼핑은 ‘펀 앤드 크레이지(Fun & Crazy)’를 콘셉트로 한 잡화점으로, 일본의 ‘돈키호테’와 유사한 형태다. 수제맥주 전문점 ‘데블스도어’도 문을 열 예정이다.
임영록 신세계프라퍼티 대표이사는 “스타필드 코엑스몰의 첫해는 별마당 도서관 개관과 매장 개선 등에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쇼핑과 문화가 공존하는 스타필드 코엑스만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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