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후 노후자금 마련을 위해 ‘타깃데이트펀드(TDF)’에 관심을 갖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 이르면 올해 9월부터 퇴직연금 자산을 100% TDF에 투자할 수 있어 TDF 상품도 더욱 다양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TDF는 투자자의 은퇴 시기를 ‘목표 시점(Target Date)’으로 두고 생애 주기에 맞춰 포트폴리오를 조정해주는 장기투자 상품이다. 자산을 모아야 하는 20, 30대에는 주식 등 위험자산에 우선 투자하고 은퇴 시점이 다가올수록 안전자산의 비중을 높이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글로벌 주식과 채권 등의 비중을 알아서 조정하기 때문에 투자자가 일일이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필요가 없는 게 장점이다.
○ 급성장한 TDF, 운용 자산 1조 원 돌파
2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4일 현재 국내 TDF 순자산 규모는 1조1015억 원으로 집계됐다. 2015년 말 30억 원 수준이던 TDF 운용 규모는 지난해 말 7500억 원 규모로 급성장한 데 이어 올 들어서도 3000억 원 이상의 자금을 끌어 모으고 있다.
TDF의 강점은 수익률과 안전성을 함께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은퇴 자산은 장기 투자로 복리효과를 높이는 것이 중요한데 TDF는 이 점에 충실한 상품이다.
원금 손실 우려도 낮은 편이다. 다른 펀드에 비해 장기 투자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위험이 상쇄된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TDF는 은퇴 시점의 30∼40년 전부터 투자를 시작해 은퇴 시점에 자산 규모가 최대가 되고, 은퇴 이후에는 생활비 등으로 지출하면서 점차 자산이 줄어드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수익률도 우수한 편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1년간 TDF의 평균 수익률은 6.03%, 3년 수익률은 18.46%, 5년 수익률은 27.11%이다. 같은 기간 국내 혼합형펀드 수익률은 1년 4.54%, 3년 13.87%, 5년 18.87% 등으로 TDF를 훨씬 밑돈다. 최근 1년 수익률은 ‘미래에셋 전략배분 TDF2045년 혼합자산투자신탁(C-1)’이 11.564%로 가장 높았다.
TDF는 은퇴 시점을 기준으로 5년 단위로 상품을 고를 수 있다. 펀드 이름에 붙은 2030, 2045 등의 숫자가 은퇴 예상 연도다. 수익률 상위 펀드는 대체로 ‘2045’ ‘2040’ 등 은퇴 시점이 길게 남은 상품이 차지하고 있다.
○ 퇴직연금 자산 100%, TDF 투자 가능
특히 퇴직연금의 TDF 투자를 제한하던 규정이 사라지면서 TDF 시장은 더욱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와 고용노동부는 최근 퇴직연금 수익률 개선을 위해 퇴직연금의 100%를 TDF에 투자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했다. 현재는 TDF를 포함한 위험자산(주식 투자 비중 40%를 초과한 펀드)에 최대 70%까지만 투자할 수 있다.
앞으로는 △주식투자 비중 80% 이내 △예상 은퇴 시점 이후 주식투자 비중 40% 이내 △투자 부적격등급 채권 투자 한도 제한 등의 일정 조건을 만족하는 TDF 상품에는 퇴직연금 자산을 전액 투자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퇴직연금 수익률도 개선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지난해 국내 퇴직연금 운용 수익률은 1.88%에 그쳤다. 전체 적립금(168조4000억 원)의 90% 이상이 원리금 보장형 상품에 담겨 보수적으로 운용됐기 때문이다.
미국은 TDF를 통해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것이 보편적이다. 퇴직연금보장법에 따라 근로자가 별도의 운용 전략이 없으면 TDF에 가입하게 돼 있다. 2006년 115억 달러(약 12조 원) 수준이던 미국 TDF 시장은 2016년 말 8870억 달러 규모로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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