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경북 구미에 이어 전남 광양에 국내 두 번째 리튬이온배터리 양극재(陽極材) 공장을 짓는다. 양극재 시장을 주도해 ‘미래 전기자동차 시장의 큰손’이 되겠다는 포부다.
포스코는 29일 광양만권 경제자유구역청과 양극재 공장 건설을 위한 부지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광양 양극재 공장은 내년 5월 완공 예정이다. 부지 규모만 16만5287m²(약 5만 평)로 내년부터 연간 6000t 규모 생산 체제에 돌입할 계획이다. 이번 계약을 위해 이달 11일 포스코 이사회는 2차 전지 소재 제조사인 자회사 포스코ESM에 대해 1130억 원 규모의 증자를 의결했다.
포스코ESM 경북 구미 양극재 공장 외관. 양극재 생산을 위해 전구체를 불에 굽는 소성공정 설비를 갖추고 있다. 포스코 광양 양극재 공장은 연간 생산량 6000t을 시작으로 증설을 통해 생산 규모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포스코는 “2022년까지 5만 t 규모로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배터리 업계는 포스코가 약 3000억∼4000억 원을 추가로 투자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양극재는 리튬이온배터리를 구성하는 핵심 소재다. 리튬이온배터리는 작게는 스마트폰이나 노트북PC, 크게는 전기차를 움직이는 동력원이다. 특히 전기차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함에 따라 리튬이온배터리 수요도 빠르게 늘고 있다. 리튬이온배터리는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질로 구성되는데 그중 가장 비싼 게 양극재다. 배터리의 핵심 원료인 리튬(Li)이 양극재 안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포스코가 비철강 사업인 리튬과 양극재로 눈을 돌리는 이유다. 포스코에 따르면 양극재 시장은 2016년 21만 t 규모에서 2020년 86만 t까지 4배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코가 전남 광양에 지을 리튬이온배터리 양극재 공장의 조감도. 포스코는 공장 증성을 통해 2022년까지 연간 5만 t을 생산할 계획이다. 포스코 제공 경북 구미에 있는 포스코 양극재 공장도 증설 작업이 한창이다. 현 생산능력은 연간 8000t인데 4000t을 추가로 늘리기 위한 작업이다. 증설이 모두 끝나는 2022년경이면 구미와 광양을 합해 연간 6만2000t의 양극재를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전기차 100만 대분의 배터리를 만들 수 있는 규모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전 세계에서 팔린 전기차는 18만9568대다.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포스코가 만드는 양극재만으로도 전 세계에 팔리는 전기차용 리튬이온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게 된 셈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앞으로 전기차 수요가 매우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승부수를 던진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는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전기차 배터리 기업에 양극재를 우선적으로 공급하고 나머지는 해외로 수출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LG화학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중국 등지에서 양극재를 많이 수입해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는 장기적으로 광양을 ‘2차 전지소재 복합단지’로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리튬공장, 양극재공장, 니켈공장 등 리튬이온배터리에 들어가는 모든 소재를 생산하는 대단지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2022년 광양 공장 증설이 끝나면 연 2조 원 이상의 매출과 1000여 명 이상의 일자리 창출 효과도 생길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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