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광공업생산-기업경기 등 통계청 ‘하강 또는 둔화’ 진단
하반기 경기침체 본격화 우려… 거제 등 5곳 산업위기지역 지정
정부가 경기를 판단하려고 중점적으로 보는 10대 경제 지표 중 9개에서 불황의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반도체 수출 급증으로 성장률이 양호하게 나오는 ‘반도체 착시’에 갇혀 잠재성장률을 높일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통계청이 29일 경제가 ‘상승, 둔화, 하강, 회복’ 가운데 어디에 속하는지 분석한 ‘경기순환시계’에 따르면 현재의 경기 국면은 소매 판매를 제외한 9개 분야에서 둔화나 하강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자리의 원천인 기업 생산과 관련된 경제지표는 모두 경기의 바닥과 가까운 하강 단계였다. 자동차와 조선업 등 주력 산업이 부진에 빠지면서 3월 광공업 생산은 전월보다 1.2% 감소했다. 2016년 1월(―1.2%) 이후 2년 2개월 만에 생산이 가장 많이 줄면서 수출과 신규 일자리가 동반 감소하고 있다. 건설 기성액도 전월 대비 4.5% 감소하면서 부동산 경기가 바닥권으로 진입 중임을 보여줬다.
향후 경기에 대한 기대감을 보여주는 기업경기실사지수는 지난달 77로 1년 전(83)보다 크게 하락했다. 이에 따라 기업의 설비투자가 올 3월 8%에 가까운 감소세를 보였다. 이어 소비자기대지수, 서비스업 생산 등에서도 경기 둔화 징후가 나타났다. 민간소비 실태를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은 올 3월 2.7% 증가했다. 하지만 이는 재정이 대거 투입되면서 저소득층 소비가 일시적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이날 정부는 경남 거제, 통영-고성, 전남 목포-영암-해남, 울산 동구, 경남 창원시 진해구 등 5곳을 1년간 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으로 지정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과 교수는 “오랫동안 구조조정이나 신산업 육성에 나서지 못하고 또다시 진통제만 놓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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