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산업은 최근 부동산 디벨로퍼로서의 역량을 더 높이기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 단순히 시공만 맡는 건설사에서 나아가 땅을 사들이고 금융을 조달해 건물을 짓고 이를 운영하는 일련의 모든 개발 프로젝트 과정을 도맡을 수 있는 시행사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이다.
이 중에서도 최근 공을 들이는 건 석유화학 분야다. 석유화학 플랜트를 직접 시공해 이를 운영하면서 수익을 내는 모델을 만들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지난 40년 동안 국내 석유화학 공장을 운영해오며 쌓은 노하우에 원자력, 석탄화력, 바이오매스 발전소 등 각종 해외 플랜트 공사를 수주하며 인정받은 기술력을 더하면 세계무대에서도 밀리지 않는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자신감이 배경이다.
이런 자신감은 해외에서 굵직한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대림산업은 최근 다국적 석유화학업체와 함께 미국에 대규모 석유화학단지를 개발하기 위한 투자 약정을 체결했다. 올해 말까지 투자 규모와 지분 등을 분석해 최종 투자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투자가 성사될 경우 대림은 미국에 석유화학플랜트를 시공 및 운영하게 된다. 이 경우 대림은 국내 공장 생산량을 포함해 연간 에틸렌 생산능력이 345만 t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미국 석유화학산업은 기술력 격차와 높은 운송비 등 진입장벽이 높아 국내 석유화학회사의 진출이 사실상 불가능했던 곳으로 여겨졌다”면서 “이번 투자약정은 대림의 기술력과 노하우가 국제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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