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장관에게 듣는 정책 방향]“금산분리 탓 벤처펀드 못만들어
공정위와 함께 예외 적용 검토”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대기업 역할론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핵심 정책인 개방형 혁신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대기업의 협조가 중요하다는 취지였다.
그에게 “현 정부에 대기업 ‘때려잡기’ 분위기가 있다는 지적이 있다”고 하자 “그간 정부와 대기업 관계에서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는 과정에서 생긴 오해로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하청업체 기술을 빼앗거나 원가를 인하하기 위해 협력업체 장부를 들여다보는 것은 단호히 처벌하되 중소기업이나 벤처기업을 도우려는 대기업은 정부가 적극 지원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홍 장관은 “대기업들이 중소기업 및 벤처를 인수합병(M&A)하거나 투자하고 싶어도 각종 규제에 걸리거나 문어발식 확장 등으로 오해받을까 봐 못하는 현실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구글과 아마존 등 5대 정보기술(IT) 기업은 400개 이상의 작은 기업에 투자하지만 우리 대기업은 계열사가 아니면 투자가 거의 없었던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홍 장관은 벤처기업 성장에 대기업의 도움이 필수적이라고 당부했다. “시중에 벤처 자금이 많이 풀리며 최근 창업 환경이 좋아졌지만 창업 기업이 일정 규모로 성장하는 데에는 여전히 어려움이 많다. 창업 기업의 성장에 대기업의 역량이 더해지면 혁신성장을 이룰 수 있다.” 그는 “다행히 최근 대기업들 사이에서 스타트업 육성과 지원에 나서는 움직임이 많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대기업 역할을 늘리기 위한 기업벤처캐피털(CVC) 규제 완화 방침도 밝혔다. 대기업이 벤처투자를 위한 펀드를 만들어 적극 나서고 싶어도 금산분리 원칙 때문에 힘들다는 것이다. 그는 “공정거래위원회와 함께 CVC를 금산분리 원칙의 예외로 두거나 금융업으로 분류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기업이 M&A를 위해 조성하는 펀드도 지원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기업가정신도 그의 관심사였다. 그는 “고 구본무 LG그룹 회장처럼 존경받고 청년들이 롤모델로 삼을 수 있는 기업인이 꽤 있는데 알려지지 않아 안타깝다”며 “존경할 만한 기업인들이 많이 알려져야 혁신성장을 위한 창업 붐이 일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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