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바이오산업 심장부에 우뚝… SK, CMO공략 날개 달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6월 7일 03시 00분


SK바이오텍 아일랜드 공장 르포

5일(현지 시간) 아일랜드 스워즈시에 위치한 SK바이오텍 아일랜드 공장에서 직원들이 원료들이 서로 화학 반응해 원료의약품을 만드는 회분식 반응기에 원료를 투입하고 있다. SK(주) 제공
5일(현지 시간) 아일랜드 스워즈시에 위치한 SK바이오텍 아일랜드 공장에서 직원들이 원료들이 서로 화학 반응해 원료의약품을 만드는 회분식 반응기에 원료를 투입하고 있다. SK(주) 제공
아일랜드 수도 더블린에서 북쪽으로 약 30분을 차로 달리니 스워즈시에 위치한 ‘SK바이오텍 아일랜드’ 공장이 나왔다. SK㈜의 자회사인 SK바이오텍 원료의약품 생산 공장으로 아일랜드에 진출한 유일한 한국의 제약 생산시설이다.

아일랜드는 노바티스, 화이자 등 대부분의 글로벌 제약사들의 생산 공장이 들어서 있는 세계 바이오산업의 심장부다. 정부의 세제 감면, 바이오 전문 인력 양성, 영어권 국가 등 3박자가 맞아떨어져 글로벌 톱10 제약사 중 9곳이 아일랜드에 유럽 본사를 세웠다.

SK바이오텍은 글로벌 제약업체 브리스틀마이어스스퀴브(BMS) 소유였던 이 공장을 지난해 6월 1700억 원에 인수했다. 이곳에서 항암제, 당뇨치료제, 심혈관제 등 고령화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원료의약품을 한 해에 8만1000L 규모로 생산해 북미와 유럽 시장에 공급한다.


5일(현지 시간) 방문한 ‘P7’ 생산라인에서는 당뇨치료제의 원료의약품 생산이 한창이었다. 장갑을 낀 직원이 유리벽으로 된 상자 ‘글로브 박스’에 손을 넣어 박스 안의 물질을 ‘회분식 반응기(Batch Reactor)’로 옮겼다. 회분식 반응기란 용매, 촉매제 등 다양한 화합물질을 혼합하는 기계다. 통상 4, 5종류의 물질이 투입된다. 큰 솥단지 모양의 반응기 안에서 물질들이 화학반응을 거치면 각각의 분자구조를 갖춘 원료의약품이 만들어진다. 김현준 SK바이오텍 아일랜드 공장장(상무)은 “연간 500만 명 분량의 당뇨치료제 원료의약품이 생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뇨치료제는 SK바이오텍 아일랜드가 주력하고 있는 원료의약품으로, 이 공장 전체 생산량의 40%를 차지한다.

SK는 최태원 회장의 주도로 1990년대 후반부터 바이오 사업을 꾸준히 육성하고 있다. 신약을 개발하는 SK바이오팜과 의약품 위탁 생산을 맡은 SK바이오텍이 양 축이다. SK는 중장기적으로 연구개발(R&D)에서 생산 판매 마케팅까지 독자적으로 수행하는 종합제약사(FIPCO)로 성장한다는 계획이다.

이 가운데 SK바이오텍에 기대가 큰 이유는 의약품 위탁생산업체(CMO)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 때문이다. 제약사들의 원료의약품 생산 아웃소싱이 확산되면서 2025년까지 CMO 시장이 연평균 7%씩 고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준구 SK바이오텍 대표이사(사장)는 “의약품 개발은 실패 확률이 높지만 의약품 위탁 생산은 안정적으로 영업이익률을 낼 수 있다. 평균 영업이익률이 30%이고, SK바이오텍도 매년 26%의 영업이익을 내고 있다”며 “제약회사들의 위탁 생산 추세가 확산되면서 성장이 더 빨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일랜드 정부 지원도 공장 입지를 강화시켜 준다. 아일랜드는 유럽에서 가장 낮은 12.5%의 법인세율에 더해 연구개발에는 25%의 세액공제 혜택을 준다. 아일랜드 투자청(IDA)은 SK바이오텍 아일랜드 공장 직원들의 교육비도 일부 지원하다. 아일랜드 정부는 2011년 740억 원을 100% 출자해 바이오 의약품 전문 생산 인력을 양성하는 국립 바이오공정 교육 연구소(NIBRT)도 설립했다. 이 기관은 화이자, BMS 등 글로벌 제약사들과 공동 연구를 진행하는 등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박 대표는 “기술특화교육 기관과 프로그램이 잘 갖춰져 있어 대학 졸업 후 바로 실무에 투입될 수 있을 정도의 전문 인력이 많다는 것이 아일랜드의 매력 요인”이라고 말했다.


스워즈=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sk바이오텍#바이오산업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