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직장인 김모 씨(38)는 지난해 말 은행 영업점에서 베트남 펀드 투자를 권유받았다. 해외 주식형펀드의 비과세 혜택을 받으려면 작년 말까지 가입해야 했고 당시 베트남 펀드의 수익률도 좋아 투자를 결심했다. 현지에서 느꼈던 베트남 경제의 성장 분위기도 떠올랐다. 김 씨는 비상금을 털어 비과세 최고 한도인 3000만 원을 투자했다. 하지만 잘나가던 베트남 펀드는 현재 큰 손실을 내고 있다. 언론에선 연일 신흥국 위기론이 쏟아져 나와 불안하기만 하다. 지금이라도 펀드를 손절매해야 할지 고민된다.
A.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현재 베트남 증시 상황이 어두워 보일 수 있다. 올해 4월 초 1,200을 넘어섰던 베트남 종합주가지수(VN지수)는 5월 28일 931대로 23% 급락했다.
베트남 증시가 급락한 것은 단기간에 주가가 크게 오르면서 차익 실현 물량이 늘어난 데다 기업 실적 대비 주가 수준을 보여주는 주가수익비율(PER)이 높아져 밸류에이션(평가가치) 부담이 있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아르헨티나, 터키 같은 신흥국 통화 약세의 간접적인 영향을 받았고, 대규모 기업공개(IPO) 등으로 주식 공급 물량이 늘어난 것도 원인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투자의 가장 중요한 판단 근거가 되는 베트남 경제지표가 나빠진 것은 아니다. 증시 수급과 투자심리 부진이 증시 하락을 이끌었다는 얘기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요청한 아르헨티나를 비롯해 터키, 브라질 등 일부 신흥국의 위기설이 언급되고 있다. 이들 국가는 정치나 경제 상황이 흔들리면서 통화가치가 크게 하락하고 있다. 이와 달리 베트남은 물가와 경상수지가 여전히 안정적이고 외국인 투자자금 이탈도 크지 않다.
베트남은 여전히 외국인직접투자(FDI)와 수출 확대를 바탕으로 경제 체질이 구조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또 베트남 주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외환보유액은 무역수지 흑자와 FDI 확대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VN지수가 급락하면서 베트남 증시의 PER도 3년 평균 수준으로 근접했다. 증시 안정화를 위한 정부 정책도 예상된다. 하반기(7∼12월) 글로벌 경기도 미국의 감세 정책에 따라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문에 베트남 증시가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일 가능성은 적다. 오히려 장기 전망은 긍정적이다.
따라서 베트남 펀드 투자자들에게는 펀드가 손실을 내더라도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면서 적립식으로 추가로 투자할 것을 추천한다. 단기 급락을 새로운 투자 기회로 삼으라는 뜻이다. 다만 주식 공급 물량 증가, 투자심리 위축에 따라 단기적으로는 변동성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분할 매수를 하는 게 좋다.
적립식 투자는 목표 수익률을 정해놓고 적립식으로 펀드에 자동이체를 하는 것이다. 중간에 주가지수가 하락한다면 추가로 더 매수할 수 있다. 싼 가격에 주식을 많이 담을 수 있어 ‘유(U)자’ 반등 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상승장이 계속되면 목돈을 만들 수 있고 목표 수익률에 도달했다면 환매를 한 뒤 다시 시작할 수 있다.
최근 베트남 증시는 다시 상승 조짐을 보이고 있다. VN지수도 1,000 선을 회복했다. 이처럼 단기적 변동성은 크지만 장기적으로 성장이 예상될 때 적립식 투자를 활용하면 보다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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