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제품만 만든다”… 산업보호구 세계 1위 자부심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6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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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스

㈜오토스 허문영 대표
㈜오토스 허문영 대표
눈 보호구 분야에서 국내 최고 기업인 ㈜오토스는 글로벌 시장이 인정한 기술과 디자인을 통해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다른 업체보다 한발 빠른 전략과 판단도 돋보인다. 사업을 통해 한국 사회에서 산업 안전에 대한 인식까지도 한 단계 더 높인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현 정부 들어 산업현장에 대한 안전요구와 기준도 함께 높아지고 있어 시장 전망도 밝다.

세계 1위의 비결은 투자와 장인정신

㈜오토스 ‘이지스’
㈜오토스 ‘이지스’
오토스는 전 세계 산업용 눈 보호구 시장 중에서 자동전자용접면 부문 점유율 18%로 세계 시장 1위를 차지한 기업이기도 하다. 든든한 지원과 후원 속에 이뤄진 성과가 아니라 맨땅에서 일군 성과여서 한국의 히든챔피언으로서 더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지금의 위상에선 생각할 수 없는 일이지만 오토스의 시작은 단출했다. 1981년 한국OGK 내 산업용사업부라는 작은 조직에서 출발해 1980년대 중반 산업안전보건법 제정에 맞춰 사업을 확대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여느 기업의 작은 사업부에 불과했다. 그러나 1991년 산업용사업부는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해 보겠다는 다짐 속에 법인을 새로 출범시킨다. 이게 바로 현재의 오토스다.

오늘날엔 오토스테크와 오토스윙, 오토스광학 등 계열사를 통해 가치 제공의 폭도 한층 더 높였다. 이를 통해 오토스는 재료부터 디자인, 착용성 등 다양한 측면에서 제품에 접근해 산업용 보호구 전문업체로서 명성을 떨치고 있다. 제품의 포트폴리오도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보안경, 차광보안경, 자동전자용접면, 보안면, 전동식호흡보호구 등이 주요 제품이다.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 약 38개국으로 제품을 수출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

중소기업으로서 여느 글로벌 대기업에 못지않은 기술 노하우를 갖춘 비결은 무엇일까? 오토스 허문영 대표는 “36년 이상 축적된 노하우와 과감한 투자가 맞물린 결과”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오토스의 임직원 중 연구개발과 디자인 인력이 10%에 이른다. 어느 정도 시장에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은 뒤로도 지속적으로 새로운 기능과 미적인 감각을 더하기 위해 투자를 한 번도 게을리 한 적이 없다.

아무리 많은 투자를 한다고 해도 방향성과 분명한 경영철학 없이는 성과를 내기 어렵다. 허 대표는 “오토스는 세계 최고 수준이 아니면 제조하지도 판매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연구개발과 기술혁신의 기준이 글로벌 최고 수준임을 슬로건을 통해 밝힌 것이다. 이와 같은 대표의 기업철학을 임직원들과도 공유하고 있다.

허 대표는 “직원들 역시 세계 최고의 기술력과 시장 점유율을 갖춘 회사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직원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주고 회사는 이를 반영하는 시스템을 갖췄을 뿐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세계 3대 디자인상 동시 석권 쾌거

㈜오토스 ‘F2i’
㈜오토스 ‘F2i’
오토스의 대표 브랜드 중 하나가 업계에선 명품으로 일컬어지는 ‘이지스(AEGIS)’다. 이를 착용해 본 소비자들은 편의성과 착용감에 높은 평가를 내리고 있다. 우선 두상에 맞게 윗머리 밴드를 원하는 위치에 탈부착할 수 있다. 어느 누가 써도 불편하지 않고 만족감이 높다는 점이 특징이다. 뒷머리 밴드도 회전이 가능하다. 두상에 가장 잘 맞는 핏으로 소비자가 조정할 수 있다.

착용감도 빼놓을 수 없는 강점이다. 용접면의 압박감과 하중을 완화하는 플렉테크 쿠션은 소비자가 또 다시 찾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용접은 시간이 많이 들 뿐만 아니라 어떠한 작업환경 속에서도 집중력을 유지해야 하는 작업이다.

허 대표는 “쾌적하고 편안한 착용감이 있어야 작업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가 착용감에 각별히 신경을 쏟는 이유다. 여기에 안전뿐만 아니라 시야도 중요하다. 안전이라는 가치 이외에도 작업을 할 때 최대한의 시야각을 확보해야 일의 능률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이 점을 놓고 봐도 시야창이 넓은 이지스는 비교우위가 확실하다. 이 밖에도 누적작업시간, 현재시간표시, 타이머, 다국어선택, 알람, 도움말 등 작업자의 업무량을 기록해 확인할 수 있는 기능까지 갖춰 미래형 제품이라는 호평이 쏟아졌다.

실제로 이지스는 세계 최고 권위를 지닌 3대 디자인상을 모두 석권하면서 그 가치를 대외적으로 높이 인정받았다. 흔히 3대 디자인 어워드라면 독일의 ‘IF’와 ‘레드닷’, 미국 ‘IDEA’ 상을 꼽는다. 이 상을 모두 받는 경우 그랜드슬램이라고 부른다. 기업 입장에선 영광스러운 일로 일컬어진다.

수상 과정에서 나온 평가들은 이 제품의 가치가 어느 정도인지 보여주는 생생한 사례다. 이들 상의 심사위원들은 시상 당시 “혁신성, 심미적 우수성, 상품성, 기능성, 효율성, 디자인 측면에서 모두 빼어난 제품”이라는 평가를 남겼다. 이와 같은 평판을 바탕으로 전문가들뿐만 아니라 작업 초보자들도 선호하는 제품이 됐다.

이지스의 성과를 바탕으로 오토스의 다른 제품들의 홍보 효과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이와 같은 글로벌 성과에 대해서 허 대표는 “개인이나 기업으로서도 영광이지만 대한민국의 제품이 쟁쟁한 경쟁국 제품을 제치고 세계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점이 무엇보다 뿌듯했다”며 미소를 지었다. 업계에선 이 회사를 명실상부 세계 최고의 눈 보호구 전문기업이라고 인정하는 분위기다.

명실상부 최고 기업… “도전 멈추지 않는다”

㈜오토스 국내영업부 최명호 팀장이 제품의 기술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오토스 국내영업부 최명호 팀장이 제품의 기술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기존의 광학적인 요소를 고려하지 않고 설계된 렌즈는 중심부와 주변부를 통과한 빛의 굴절력 차이 때문에 왜곡된 상이 맺힌다. 이는 시각정보처리 기능을 담당하는 두뇌 후두엽에 부담과 무리를 주는 요인이다. 작업자의 피로도를 높이고 생산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를 극복하는 기술이 오토스가 새롭게 적용한 하이디피니션 뷰(HDV·High Definition View) 기술이다. 광학적인 설계를 통해 렌즈 전후면의 굴절력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기술을 통해 기업과 제품의 가치를 함께 높이고 있다. 오토스는 세계 최고급 품질의 HDV 렌즈를 개발해온 기업이기도 하다. 차별화된 경쟁력을 통해 경쟁 업체와의 격차도 벌리겠다는 전략이다. 한편, 허 대표는 “이와 같은 노력은 산업용 안전장비로서 인간을 이롭게 하는 제품을 만들겠다는 사명감과도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그가 지금도 현재에 머물지 않고 새로운 제품과 기능을 고민하는 이유다. 이는 정부도 높은 평가를 내렸다. 오토스는 최근 열린 ‘제4회 미래창조경영우수기업대상’에서 산업용 눈 보호구 부문을 수상하는 영예를 누리기도 했다.

오토스의 기업이념이 이를 통해 다시 한 번 부각됐다. 이 회사는 현재 창조적 사고와 최선의 추구, 섬김의 자세를 바탕으로 기업의 성장을 이끌어가고 있다. 이 중 섬김의 자세가 뜻하는 바처럼 개발자나 회사가 아닌 철저하게 사용자의 입장에서 제품을 생각하는 것으로도 정평이 나있다. 한번 쌓은 신뢰 덕분에 새롭게 나올 제품과 혁신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정상연 기자 j301301@donga.com
 
㈜오토스 허문영 대표 인터뷰, 근로자의 건강이 최우선… “원칙에 몰두했더니 자연스럽게 혁신 이뤄”

오토스가 내놓은 자동전자용접면은 탁월한 반응성과 기능 덕분에 혁신 그 자체라는 평가를 받는 제품이다. 용접을 할 때 빛이 나오면 이를 자동으로 인식하고 유리를 까맣게 막아준다. 이때 센서의 반응 시간은 0.00004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이와 같은 우수한 기술력을 글로벌 시장에서 폭넓게 인정받아 이 회사는 전체 매출의 60% 정도를 수출을 통해 거두고 있다.

어떻게 제품 수준은 물론이고 디자인까지 인정받는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었을까? 오토스 허문영 대표는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원칙은 간단하다”며 “누구나 편안하고 안전하고 심미적으로도 훌륭한 제품을 원하고 있고 이에 한발씩 다가가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자동전자용접면은 근로자들이 용접 때 제품을 썼다 벗었다 하는 불편을 없앤다는 취지에서 탄생했다. 기본기를 지키는 것에서 혁신이 시작한다는 말이다. 이와 같은 기본기와 철학을 가장 잘 보여주는 모범기업이 바로 오토스다. 또한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기업으로도 명성이 자자하다. 대표적인 것이 허 대표가 지난해부터 진행한 찾아가는 서비스다.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국제안전보건전시회에서 현대자동차의 밴 차량인 ‘쏠라티’를 개조한 이동식 검안 차량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와 같은 노력은 무엇보다 안전 용구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만 쉽사리 시간을 내지 못하는 영세기업들을 생각했기 때문에 나올 수 있는 아이디어였다. 그는 늘 산업현장에서 한 명의 직원도 안전의 혜택에서 벗어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하는 기업인이다. 업계에서는 허 대표가 그와 같은 신념을 지니고 있었기에 가파른 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고 말한다.

앞으로의 과제는 무엇일까? 그는 아직도 세계 최고라는 꿈을 향해 더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자동전자용접면 분야에서 이미 세계 점유율 1위를 달성했음에도 세계 최고가 아니라는 뜻일까? “최고의 안전이라는 가치에는 한계가 있을 수 없습니다. 지금의 저희 제품보다 더 나은 제품을 만들고 한계를 넘어서는 게 최고가 되는 길 아닐까요?” 최고의 자리에서도 최고를 넘는 꿈을 꾼다는 말이었다.

황효진 기자 herald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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