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임시주총서 사내이사 선임… 김상헌 前 네이버 대표 사외이사로
주총뒤 곧바로 이사회 열릴수도… 구광모 상무, 부회장으로 승진 가능성
LG가 12일 김상헌 전 네이버 대표를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했다고 공시하면서 ‘구광모호(號)’ 출범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는 구광모 LG전자 ID(인포메이션 디스플레이)사업부장(상무·40·사진)을 29일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한 뒤 이어 열리는 이사회에서 승진 및 대표이사 선임을 의결한다는 복안이다. 이후 구 상무는 경영 전반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앞서 김 전 대표를 사외이사로 선임한 것은 이사회 안건 통과를 대비한 포석으로 보인다. 판사 출신인 김 전 대표는 1996년 LG 구조조정본부 상임변호사로 영입돼 2007년까지 일하며 LG 법무팀장(부사장)을 지냈다. LG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도 김 전 대표가 진두지휘했다.
LG는 로봇, 인공지능(AI) 등 미래 먹거리 발굴에 주력하기 위해 네이버 출신인 김 전 대표를 선임했다고 설명했다. 재계에서는 구 상무 체제 출범과의 연관성에도 무게를 두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법조인 출신이며 신성장 사업 분야의 전문성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LG에 대한 이해가 깊은 인물”이라고 말했다.
주주총회 이후 열릴 이사회에서는 구 상무의 직급 및 대표이사 선임이 의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재계에선 구 상무가 부회장 이상으로 승진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구 상무는 각 계열사 부회장 6인의 보고를 받는 위치여서 부회장 이하의 직급을 다는 건 모양새가 맞지 않기 때문이다. 구 상무가 회장 직책을 바로 달기엔 경험이 부족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구 상무는 2006년 LG전자 재경부문 대리로 입사해 경영수업을 받은 지 12년이 채 되지 않았다. 입사 후 20년간 경영수업을 받은 뒤 그룹 회장을 맡았던 구자경 LG 명예회장과 고 구본무 전 LG 회장에 비하면 짧은 기간이다.
주주총회 이후 이사회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LG에서 구 상무가 ㈜LG의 대표이사 및 최대주주에 올라 그룹 총수 역할을 맡는 절차에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LG 관계자는 “정확한 이사회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구 상무를 보좌할 6인의 부회장 역할도 함께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하현회 ㈜LG 부회장과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을 비롯해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등 6명이다. 이 가운데 하 부회장은 전자와 디스플레이에 몸담았고, 권 부회장은 전자, 디스플레이, 화학을 거쳐 다른 부회장보다 경험이 많은 편이다.
이사회 이후 남아 있는 과제는 구 상무의 지분 상속이다. 현재 오너 일가 중 ㈜LG에서 세 번째로 지분 비율이 높은 구 상무(6.24%)는 ㈜LG의 최대주주로 오르기 위해 구 회장의 ㈜LG 지분을 상속받아야 한다. 재계 관계자는 “구 상무가 고 구 전 회장의 LG 지분(11.28%)을 모두 상속받을 경우 상속세는 9000억∼1조 원에 달한다. 개인 부담을 줄이기 위해 구 상무의 어머니인 김영식 씨, 동생인 구연경, 구연서 씨와 지분을 나눠 받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구본준 부회장의 계열분리에 대해서도 다양한 추측이 나온다. 구 부회장이 보유한 ㈜LG 지분(7.72%)으로 주식 스와핑(교환)을 할 경우 구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올라설 수 있는 LG상사 등의 계열사가 거론되고 있다. 구 부회장이 전장 사업 분야에 애착을 가졌기 때문에 각 계열사의 전장 부품 사업을 가져갈 것이라는 추측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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