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주택시가총액은 4022조4695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7.6% 늘어난 수치로 2007년(13.6%) 이후 10년 만에 가장 큰 증가폭이다.
주택시가총액 증가율은 2002∼2007년 연평균 두 자릿수를 기록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발한 2008년 6.0%, 2009년 5.8%로 감소했다. 국내 부동산 경기가 침체기로 접어든 2012∼2013년에는 3%대까지 줄었다.
그러나 2014년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규제를 완화하는 동시에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1%대로 떨어지면서 주택시장이 살아나자 시가총액 증가율도 반등했다. 2014년 5.2%로 높아진 데 이어 2015년 5.3%, 2016년 6.5%를 기록하며 매년 상승했다. 지난해 주택시가총액이 늘어난 것은 입주물량 증가보다 가격상승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 정부가 검토 중인 보유세 인상 등이 시행되면 상승세가 당분간은 주춤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시가총액 증가 속도는 이미 소득 증가 속도를 넘어섰다. 소비나 저축으로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돈을 뜻하는 국민총처분가능소득은 지난해 1722조4928억 원으로 전년 대비 5.1% 늘어나 주택시가총액 증가폭보다 2.5%포인트 낮았다. 주택시가총액 증가율이 소득 증가율을 계속 앞서면 가계는 빚을 내서 집을 살 수밖에 없다. 지난해 말 가계신용은 1450조8485억 원으로 전년 대비 8.1%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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