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는 1일 코리아 크래프트 브루어리와 협업해 개발한 수제 맥주 ‘해비치 위트비어’를 출시했다. 밀맥주를 바탕으로
제주산 감귤 농축액을 넣은 것이 특징이다. 이는 제주를 기반으로 사업을 하고 있는 해비치호텔의 정체성을 담고 있다.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제공
무더운 여름을 호텔에서 보내는 휴가인 ‘호캉스(호텔+바캉스)’를 즐기는 사람이 늘어나는 등 호텔의 문턱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 특급 호텔들은 소비자와의 접점을 계속 늘려 나가기 위해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자체브랜드(PB) 상품 개발이다. 호텔의 뛰어난 음식과 서비스 등을 대표 상품으로 만들어 고객 접근성을 높이려는 호텔들이 늘고 있다.
○ ‘술’로 경쟁 나선 특급 호텔
최근 인기 있는 PB 상품은 호텔에서 만든 수제맥주다. 수제맥주 붐이 일어나면서 각 호텔이 브랜드를 내걸고 수제맥주를 선보이고 있다.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는 이달 1일 주류업체 ‘코리아 크래프트 브루어리’와 손잡고 만든 수제맥주 ‘해비치 위트비어’를 출시했다. 해비치 위트비어는 유럽산 노블홉을 사용한 밀맥주에 제주산 감귤 농축액을 넣어 상큼한 풍미를 더한 맥주다. 해비치의 식음 전문가가 직접 레시피 개발에 참여했다.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제주, 롤링힐스호텔,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 등 계열 식음료 업장에서 판매한다. 가격은 병맥주 1만1000원, 생맥주 1만2000원이다.
해비치호텔 관계자는 “두 달 판매 목표로 했던 초도 물량 60%가 출시 2주일 만에 소진될 정도로 반응이 좋다”며 “향후 판매 추이를 분석해 유통 채널 확대 여부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호텔에서 수제맥주 열풍이 시작된 것은 2년 전부터다. 서울신라호텔은 2016년 업계 최초로 수제맥주 ‘골든 에일S’를 선보였다. 발효 후 숙성 기간에 향을 넣어 청량하면서도 과일 향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골든에일S 또한 신라호텔의 소믈리에와 식음 담당자의 연구와 테스트를 거쳤다. 서울신라호텔의 라운지&바 ‘더 라이브러리’에서 생맥주로 즐길 수 있다. 포시즌스호텔 서울도 3월 맥파이 브루어리와 협업해 만든 맥주 ‘Le 75’를 출시했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일식당 ‘하코네’에서 만든 ‘하코네 사케’.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제공수제맥주뿐 아니라 음식과 잘 어울리는 술을 개발해 선보인 호텔 식당도 있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의 중식당 ‘웨이루’는 올 2월 ‘웨이루 바이주’라는 이름의 프리미엄 고량주를 출시했다. 꽃향기가 나면서 목넘김이 부드러워 중국 음식과 잘 어울린다는 평을 받는다. 이 호텔의 일식당 ‘하코네’는 2014년 자체 상품 ‘하코네 사케’를 만들어 선보인 바 있다. 호텔 관계자는 “음식의 풍미를 높일 수 있도록 고객 입맛을 고려해 개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김치, 커피, 디퓨저 등 확대되는 상품군
호텔 업계에서 처음 PB 상품으로 등장한 식품군은 김치였다.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은 2002년 김치 PB 상품을 선보였다. 젓갈 냄새가 나지 않는 깔끔하고 담백한 맛으로 인기를 끌면서 김치의 종류와 숙성도를 선택해 정기 배달을 받을 수 있는 ‘김치 케어 서비스’까지 내놓았다.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팔고 있는 브랜드 커피 ‘비벤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제공김치로 시작된 호텔 PB 상품은 시간이 지나며 다양해졌다. 웨스틴조선호텔은 2014년 100주년을 기념한 브랜드 커피 ‘비벤떼’를 출시했다. 에티오피아, 자메이카, 콜롬비아 등 5곳의 원두를 블렌딩한 커피다. 밀레니엄 서울힐튼도 PB 커피인 ‘구어메 하우스 로스트’를 판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만든 시그너처 상품 ‘P 컬렉션’의 디퓨저.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제공식음료보다는 리빙 분야 PB에 집중하는 호텔도 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더플라자에서 브랜드 정체성이 담긴 시그너처 상품 ‘P 컬렉션’을 판매 중이다. 상품 종류에는 디퓨저, 목욕 가운 등이 있다. 특히 유칼립투스향을 베이스로 한 디퓨저는 더플라자호텔 안에서 나는 향으로 집을 호텔처럼 꾸미고 싶은 사람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올해 하반기엔 객실에 비치된 베개·이불 등도 PB 상품으로 판매할 예정이다.
특급 호텔의 PB 상품은 셰프·소믈리에 혹은 객실 전문가들이 1차 검증을 한 후 시장에 내놓기 때문에 시중 제품보다 신뢰도가 높은 편이다. 호텔 입장에서는 수익 다각화를 노릴 수도 있다.
한 호텔업계 관계자는 “PB 상품은 더 많은 사람들에게 호텔 브랜드를 알릴 수 있는 매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미래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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