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으로 구속 수감 중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이 29일 일본에서 열린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경영권을 지켰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이날 도쿄 신주쿠 본사에서 열린 정기 주총에서 신 회장과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부회장의 이사 해임안, 신동주 전 부회장의 이사 선임안이 모두 부결됐다고 밝혔다. 이들 안건은 신 전 부회장이 제안해 상정된 것으로, 과반수 찬성을 얻지 못했다.
이번 주총은 2007년 롯데홀딩스 출범 이후 처음으로 신동빈 회장이 불참한 채 열렸다. 올해 2월부터 수감 중인 신 회장은 주총에 참석하게 해달라며 12일 법원에 보석을 신청했으나 28일까지 법원 결정이 나오지 않았다. 이에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을 비롯한 비상경영위원회 대표단 4인은 당일 신 회장의 서신을 들고 일본을 찾아 주주들에게 한국 현황 등을 설명했다.
일본 주주들이 신 회장의 손을 들어줌으로써 신 회장은 한숨을 돌리게 됐다. 롯데지주는 주총이 끝난 후 “신 회장이 부재중인데도 일본 주주들이 다시 한번 지지를 보내줘 다행”이라며 “어려운 상황이 빨리 극복돼 한일 롯데의 경영이 불안정해지는 일이 생기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나 롯데홀딩스 주요 주주인 광윤사(28.1%)의 최대 주주인 신 전 부회장이 롯데홀딩스의 지분 27.8%를 보유한 종업원지주회 포섭 작업을 계속 하고 있어 상황은 유동적이다. 9월쯤 나올 2심 판결에 따라 경영권 분쟁의 불씨가 다시 살아날 수도 있다. 신 전 부회장 측은 이날 “이번 주총 결과에 유감”이라면서 “롯데의 사회적 신용, 기업 가치 및 이해 관계자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계속 롯데그룹의 경영 정상화를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 사람의 경영권 표 대결은 2015년 7월 이후 모두 5차례 열렸고, 신동빈 회장이 모두 승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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