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녀 경후 씨(33·사진)가 1일 출범한 CJ ENM의 브랜드 전략을 총괄하는 임원이 되면서 경영 일선에 나섰다. CJ그룹의 3세 경영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CJ그룹은 이경후 CJ㈜ 미국지역본부 팀장(상무)을 CJ ENM 브랜드전략 담당 상무로 임명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 회장의 최측근인 허민회 CJ오쇼핑 총괄부사장이 CJ ENM의 수장으로 임명된 데 이어 이 상무도 CJ ENM에 합류했다. 이 상무는 이번 인사 발령으로 2년여간의 미국 생활을 마치고 귀국했다. 이 상무의 남편인 정종환 CJ 미국지역본부 공동본부장은 보직 변동 없이 미국 사업을 계속 챙긴다.
이 상무는 미 컬럼비아대 불문학과를 졸업하고 2011년 CJ 사업팀 대리로 입사했다. 이어 CJ오쇼핑 상품개발, 방송기획 등을 거쳐 2016년부터 CJ 미국지역본부에서 근무했다. 지난해 3월 미국지역본부 마케팅팀장(상무대우) 자리에 오른 데 이어 11월엔 상무로 승진했다. 미국지역본부에선 북미지역 사업 전반의 마케팅 전략을 맡아 시장 확대에 기여했다. CJ 측은 “새로 출범한 CJ ENM이 글로벌 융·복합 콘텐츠 커머스 기업을 지향하는 만큼 브랜드 전략이 특히 중요하다”며 “CJ오쇼핑 근무 이력, 글로벌 사업 경험과 마케팅 역량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됐다”고 설명했다.
CJ오쇼핑과 CJ E&M의 합병으로 탄생한 CJ ENM은 CJ그룹의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핵심 계열사 중 하나다. 이 회사의 브랜드 전략을 총괄하는 중책을 이 상무가 맡으면서 3세 경영이 본격적인 구도에 올랐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재현 회장은 최근 어느 정도 건강을 회복하긴 했지만 여전히 대외 활동은 삼가고 있다. CJ그룹은 최근 CJ ENM의 매출을 2021년까지 11조 원대로 끌어올리겠다는 청사진을 발표한 바 있다.
이 회장의 장남인 선호 씨(28)는 현재 CJ제일제당 바이오 사업관리팀장(부장)으로 경영 수업에 매진하고 있다. 이 때문에 CJ그룹의 또 다른 먹거리인 CJ제일제당은 장남에게, CJ ENM은 장녀에게 물려주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재현 회장 본인도 그룹을 총괄하면서 엔터테인먼트 사업은 누나 이미경 부회장이 큰 역할을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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