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 보다 SNS 인플루언서…달라진 유통업계 마케팅, 왜?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7월 3일 16시 44분


롯데백화점이 지난해 12월 유통업계 최초로 만든 인플루언서 편집 매장 ‘아미 마켓’은 월 평균 1억5000만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사진 롯데백화점 제공
롯데백화점이 지난해 12월 유통업계 최초로 만든 인플루언서 편집 매장 ‘아미 마켓’은 월 평균 1억5000만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사진 롯데백화점 제공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에서 수백만 명의 구독자를 끄는 인기인 ‘인플루언서(영향력 있는 개인)’가 유통업계 마케팅의 대세로 떠올랐다. 인플루언서들이 언급한 브랜드들을 모아 파는 이벤트 행사를 여는가 하면 직접 인플루언서를 육성하겠다며 발굴 프로젝트도 벌이기도 한다. 인플루언서가 개인의 취향을 소개하는 것을 넘어 상업화되는 것에 대해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 인플루언서 마케팅 확대하는 유통업계

신세계백화점은 9월 유명 인플루언서들의 패션 브랜드들을 한 데 모은 ‘신세계 브랜드 서울’ 행사를 열 계획이다. 지난해 1회성 이벤트로 연 행사에서 목표 대비 2.5배의 매출을 달성하면서 매년 5, 9월 정례 행사로 만들었다. 5월 행사 때도 3일 동안 목표 대비 150%의 매출을 올렸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을 찾는 고객들조차도 SNS 상에서 인기가 많은 ‘인플루언서 브랜드’ 상품에 관심이 높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은 백화점에 입점할 인플루언서를 발굴하는 ‘인플루언서 커머스 프로젝트팀’까지 만들었다. 이들이 올해 진행한 세 번의 인플루언서 의류 브랜드 팝업스토어는 1주일 안팎의 행사 기간 동안 모두 1억 원 이상의 매출을 냈다. 일반적인 의류 브랜드 팝업스토어의 1주일 매출이 약 5000만 원인 것과 비교하면 두 배 수준이다. 지난해 12월 롯데백화점이 유통업계 최초로 선보인 인플루언서 편집 매장 ‘아미 마켓’은 월 평균 1억5000만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특히 활발한 곳은 화장품 업계다. 유튜브 등에서 화장품을 소개하고 메이크업을 시연하는 ‘뷰티 크리에이터’들이 연예인 못지않은 큰 인기를 얻고 있기 때문이다. 유명 뷰티 크리에이터인 ‘포니’는 유튜브 구독자만 400만 명을 넘어 파급력이 상당하다. 소규모 화장품 브랜드는 물론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등 대기업까지 인플루언서와 협업한 화장품을 내 놓거나 이들에게 신제품 아이디어를 들어 반영하고 있다.

유통업계가 인플루언서에 러브콜을 보내는 것은 주요 소비 채널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모바일로 옮겨가고 있고, 미래 고객인 20, 30대 젊은 층이 이러한 채널을 통한 소비에 익숙하기 때문이다.

● 상업화하는 인플루언서에 ‘불신’ 시선도

현대백화점은 인플루언서 대상 콘텐츠 공모전 ‘더 현대 팬페스트’를 진행한다. 사진은 공모전에 참가한 인플루언서의 인스타그램 화면. 사진 현대백화점 제공
현대백화점은 인플루언서 대상 콘텐츠 공모전 ‘더 현대 팬페스트’를 진행한다. 사진은 공모전에 참가한 인플루언서의 인스타그램 화면. 사진 현대백화점 제공
현대백화점은 이달 15일까지 SNS 상 팔로워가 2만 명 이상인 인플루언서를 대상으로 하는 콘텐츠 공모전 ‘더 현대 팬페스트’를 진행한다. 인플루언서에게 상품 홍보를 의뢰하지 않고 그들이 아이디어를 내고 경쟁하도록 한 후 선발 된 사람과 협업하는 방식이다.

롯데홈쇼핑은 지난해 12월 인플루언서를 육성하는 ‘쇼룸 크리에이터’ 사업을 시작했다. 인플루언서들이 상품 홍보 콘텐츠를 직접 만들고 본인의 SNS에 올려 마케팅을 펼치는 경쟁 프로그램이다. 유명 BJ가 방송에 등장해 물건을 파는 ‘쇼킹호스트’ 역시 인플루언서가 롯데홈쇼핑 쇼호스트에 도전하는 사업이다.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과열되면서 일각에서는 인플루언서가 제공하는 정보를 신뢰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인플루언서들이 제공하는 콘텐츠가 인기를 끈 이유는 연예인 광고모델과 달리 일반인 입장에서 제품을 써본 ‘순수한’ 후기라는 인식이 강했기 때문이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예전에는 인플루언서도 한 사람의 소비자였지만 유통업계와 결합하면서 상업화돼 점점 소비자의 신뢰를 잃고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그들의 막대한 영향력을 활용하려는 유통업계의 마케팅은 당분간 꾸준히 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손가인 기자 ga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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