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업체와 5년 공급계약 체결… 14만대 분량 年7000t 선제적 수급
삼성SDI-SK이노도 물량확보 나서
‘수산화리튬을 잡아라.’
국내 배터리 업체들에 떨어진 특명이다. 전기차는 1회 충전으로 얼마나 오래 달리느냐가 중요하다. 관건은 고용량 배터리의 성능인데 바로 수산화리튬이 그 능력을 결정짓는 핵심 소재이다. 2020년부터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500km를 넘는 3세대 전기자동차 양산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배터리 업체는 수산화리튬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LG화학은 캐나다 광산업체 ‘네마스카리튬’과 2020년 하반기부터 연간 7000t의 수산화리튬을 5년간 공급받는 계약을 맺었다고 4일 밝혔다. 7000t은 한 번 충전으로 300km 이상 주행 가능한 전기차 기준 약 14만 대분의 배터리를 제조할 수 있는 양이다. LG화학 관계자는 “2020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수요가 확대될 고용량 배터리를 생산하기 위해 원료를 미리 확보해 선제적으로 수급난에 대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현재 전기차 배터리에 탄산리튬을 주로 쓰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는 니켈과 리튬 화합물이 서로 반응해 전기를 생산하는데 탄산리튬보다는 수산화리튬이 효율성이 높다. 니켈 함유량이 높아질수록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니켈과 더 잘 합성되는 수산화리튬의 수급이 중요해진 것이다. 현재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3대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생산하는 전기차 배터리의 대부분은 니켈의 비중이 60% 정도지만 향후 70∼80% 이상의 ‘하이니켈 배터리’로 세대 교체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글로벌 리튬 컨설팅 업체 ‘시그넘박스’는 현재 수산화리튬은 t당 8375∼8700달러 사이에서 거래되고 있는데 이 가격이 2031년까지 t당 1만2000달러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고밀도의 에너지를 낼 수 있는 배터리 양산이 배터리 업체들의 지상과제로 떠올랐다”며 “니켈 비중이 70%가 넘는 배터리 양산이 본격화되면서 수산화리튬의 중요성은 더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LG화학은 2020년 하반기까지 니켈 비중이 70%인 ‘NCM(니켈·코발트·망간)712’ 배터리 양산을 준비하고 있고 SK이노베이션은 올해 초 국내 배터리 업계 최초로 니켈 비중이 80%에 달하는 ‘NCM811’ 양산에 성공했다.
수산화리튬의 비중이 커지면서 배터리 업체들은 안정적인 수산화리튬 공급망 확보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삼성SDI는 3월 칠레 리튬 프로젝트 최종 사업자로 선정돼 칠레로부터 수산화리튬을 공급받고 2021년부터 전기차용 고용량 양극재도 생산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고용량 배터리 수요가 늘어나는 시기에 대비해 수산화리튬을 공급받고 있는 업체들에 더해 합작사 설립, 파트너사 물색 등 모든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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