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미국 정부는 예고했던 것처럼 340억 달러(약 37조7400억 원)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미국의 관세 부과는 이미 노출된 악재로 받아들여지면서 글로벌 증시의 충격은 크지 않았다. 하지만 2주 이내 160억 달러 규모의 추가 관세 부과가 예고된 상태여서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쉽게 완화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중국 역시 미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등 맞불을 놓았다. 유럽연합(EU)의 철강 제품에 대한 세이프가드 도입, 러시아의 미국산 건설장비 80개 품목에 대한 관세(25∼40%) 부과 등 무역분쟁은 점차 주변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글로벌 증시 측면에서 가장 큰 문제는 지난해부터 주가 상승을 견인해왔던 경기 회복 흐름이 꺾일 수 있다는 점이다. 무역분쟁으로 전 세계 교역량이 감소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 투자 심리가 급속도로 위축되고 있다.
이 싸움이 승자가 없는 ‘마이너스 섬(Minus Sum)’ 게임이란 것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각 나라가 갖고 있는 대외 명분이나 정치적 계산을 고려하면 단기간에 봉합될 문제는 아니다.
다만 무역분쟁만큼 금융시장의 주요 변수로 꼽혔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기준금리 인상) 우려는 다소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6월 비농업부문 고용은 전월 대비 21만3000명이 늘어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4∼5월 신규 고용도 예전 발표치보다 3만7000명가량 증가해 2분기(4∼6월) 고용시장은 완연한 회복세를 보였다.
6월 실업률이 4.0%로 상승했지만 이는 경제활동 참가율이 오른 영향으로 크게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 오히려 이 같은 수치는 노동시장의 유휴 자원 감소를 위해 저금리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연준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 진영의 논리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또 신규 고용 증가 폭이 늘었음에도 임금 상승률이 그만큼 빠르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연준의 금리 인상은 신중하게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결국 하반기 금융시장은 글로벌 무역분쟁에 대한 우려로 커진 변동성을 얼마나 억제하느냐에 달렸다. 일단 유로존과 일본 등 주요 선진국은 금리를 섣불리 올리기 힘든 상황이다. 이들은 미국과 달리 인플레이션 압박이 낮은 데다 경기 전망도 불확실하다. 이처럼 글로벌 긴축 공조가 이뤄지기 힘든 경제 환경이 오히려 금융시장 안정화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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