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사진)이 남북 화해 분위기 속에 남편인 고 정몽헌 전 현대그룹 회장을 기리는 금강산 추모행사 참석을 추진하고 있어 주목된다.
현대그룹은 11일 통일부에 대북 민간 접촉을 신청했다. 현 회장은 다음 달 4일 고인의 15주기 기일을 맞아 북한을 직접 방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그룹은 2003년부터 2015년까지 매년 정 전 회장의 기일에 맞춰 금강산특구 온정각 맞은편 추모비 앞에서 추모식을 열어 왔다. 현 회장은 6차례 추모식에 참석했다. 2016년 2월 개성공단 폐쇄 등 남북 경협이 중단되면서 2016, 2017년은 북한에서 추모식이 열리지 않았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15주기가 의미가 있는 만큼 현 회장이 북한을 가는 쪽으로 무게를 두고 있다”면서도 “아직 북한 반응이 확인되지 않아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현재 통일부는 민간단체 등의 방북 신청을 대부분 받아들이고 있어 통일부의 추모식 승인에는 문제가 없어 보인다. 변수는 북한이다. 북한이 방북 신청을 허락하고 초청장 형태의 전문을 현대그룹 측에 전달해야 한다. 지난해 북한은 현대아산이 타진한 방북 신청을 거절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방북 추진 성사 여부에 따라 현대그룹의 대북 교류 사업에 물꼬가 트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그룹으로서는 2016년 2월 개성공단 폐쇄 이후 교착 상태에 빠진 대북 사업을 재개할 수 있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2009년 현 회장이 금강산 추모식 갔을 때 북한에서 이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평화위) 부위원장이 마중을 나왔고 각종 현안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현 회장의 평양 방문이 결정되기도 했다”며 “이번에 현 회장이 방북하면 현대그룹의 대북 사업도 탄력이 붙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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