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이로 하여금 자신의 돈을 세 부분으로 나누게 하되 3분의 1은 토지에, 3분의 1은 사업에 투자하도록 하고, 나머지는 예비로 남겨두게 하라.”
기원후(AD) 500년경 편찬된 탈무드에 나오는 구절이다. 자산배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투자의 기본 원리다. 특히 요즘처럼 증시 변동성이 클 때는 자산배분으로 손실 위험을 최대한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
자산배분이란 어떠한 상황에서도 돈을 벌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것이다. 금융공학을 활용해 같은 수익 대비 위험이 가장 낮거나 같은 위험 대비 수익이 가장 높은 자산으로 돈을 나눠 담는 식이다. 어떤 자산에서 손실이 발생해도 다른 자산에서 수익을 낼 수 있도록 전체 포트폴리오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게 목표다.
이는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분산투자와는 다른 뜻이다. 비슷한 흐름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은 반도체를 여러 종목으로 나눠 매수하거나 동일 섹터 펀드를 여러 개 나눠 편입하는 것은 자산배분이 아니라 분산투자에 해당한다. 각 자산 간의 상관관계가 낮아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는 곳에 투자하는 것이 자산배분의 핵심이다. 위험이 서로 상쇄되도록 종목이나 상품을 구성해야 한다.
자산배분을 할 때 자신의 투자 성향을 바탕으로 안전자산과 투자자산의 비율을 정하는 것이 먼저다. 각 자산군에 몇 개의 상품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절대수익형 상품, 주식 배당이나 해외 채권 등 주기적으로 일정 수익이 들어오는 인컴형 상품, 자산배분형 상품, 4차 산업혁명 관련 펀드 등을 고려할 만하다. 최근에 각광받고 있는 EMP(ETF Managed Portfolio) 펀드나 타깃데이트펀드(TDF) 등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장기 투자를 할 때는 수수료 비용도 잘 따져야 한다. 같은 유형의 상품도 수수료가 저렴하면 10년, 20년 후 투자 수익률이 크게 달라진다. 자산배분 효과를 누리면서 수수료가 저렴한 로보어드바이저 펀드를 일정 비중 담는 것도 효과적인 투자 전략이다. 긴급 상황에 대비한 목돈을 비롯해 노후 필수자금을 마련하는 것이 목표라면 연금 상품도 포트폴리오에 꼭 담아야 한다.
100세 시대를 넘어 120세 시대라는 말이 나온다. 하지만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못한 100세 시대는 오히려 고통이 될 수 있다. 기대수명이 길어진 만큼 투자할 수 있는 시간은 더 늘어났다. 자산배분은 곧 시간에 투자하는 것이다. “투자자가 유일하게 누릴 수 있는 공짜 점심은 자산배분뿐”이라는 격언을 기억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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