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체감하는 경기지수가 올 2분기(4∼6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불거진 중국과의 관계 악화가 어느 정도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산업연구원과 대한상공회의소 베이징사무소, 중국한국상회는 중국 진출 한국 기업의 2분기 경기실사지수(BSI)가 시황(100)과 매출(116) 모두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나타냈다고 15일 밝혔다. 이는 지난달 1∼29일 7개 업종 216개 중국 진출 한국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다.
BSI는 경영 실적과 판매, 비용 등에 대한 기업의 응답 결과를 0∼200 값으로 산출한 수치다. 100을 넘으면 경기가 좋다고 느끼는 업체 수가 그만큼 많다는 의미이며 100 미만은 그 반대다.
현지 판매(113)가 2개 분기 만에 100을 넘어섰고 설비 투자(112)도 100을 웃돌았다. 업종별로는 제조업과 화학, 자동차, 전기전자 등의 체감 경기가 좋았던 반면 유통(80)은 100을 밑돌며 여전히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경영상 불편함으로는 심화된 경쟁(18.1%), 인건비(16.7%), 부진한 수요(16.2%) 등이 꼽혔다. 특히 자동차 업계에서 해외 유수 기업들과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고 응답했으며 화학업은 중국 정부의 규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중국 진출 한국 기업들은 3분기(7∼9월) 전망도 밝게 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3분기 매출이 전 분기보다 늘어날 것으로 보는 기업이 더 많았다. 3분기 매출과 시황 전망 지수는 각각 125와 115로 나타났다. 다만 중국 내 영업환경(85)과 제도정책(80) 등에 대한 전망은 100을 넘지 못했다.
한편 한국과 중국의 관계 악화에 따른 영향을 느낀다고 응답한 기업은 전체 조사 대상의 58%로 집계됐다. 이는 2017년 1분기(1∼3월) 처음 통계를 집계한 이래 가장 낮은 수치였다. 산업연구원 관계자는 “한중 관계 악화를 체감하는 기업 비율이 지난해 말부터 3개 분기 연속 하락하고 있다. 중국과의 관계 악화에 따른 애로를 호소하는 기업들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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