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직장인 박모 씨(37)는 지난해 말 은행 영업점에서 중국 본토 펀드를 추천받아 3000만 원을 투자했다. 지난해 말까지 해외 주식형펀드는 비과세 혜택이 있었던 데다 중국 증시가 글로벌 투자 지표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지수에 편입될 예정이어서 외국인 자금 유입도 기대됐다. 그런데 최근 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중국 증시가 하락했다. 박 씨가 보유한 펀드는 10% 가까이 손실을 내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 이슈도 지속되고 있어 펀드를 계속 보유해야 하는지 궁금하다.
A. 최근 중국을 포함한 글로벌 금융시장이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중국은 미중 무역분쟁의 당사국으로 더 많은 영향을 받고 있다. 현 상황에서는 미중 무역 갈등이 심화될 것인지, 이 분쟁이 중국 경제의 펀더멘털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미중 갈등은 양국 간의 무역 불균형에서 시작됐다. 지난해 미국의 상품수지 적자는 8100억 달러로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치솟았다. 이 중 중국 비중이 45%를 웃돈다. 미국 입장에선 중국의 수입 증가(소비 확대)를 바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중국의 금융 및 정보기술(IT) 시장 개방을 원하고 있다. 특히 미국이 보유한 지식재산권에 대한 보상을 기대하고 있다.
반면 중국은 기존 제조업 인프라에 첨단 산업을 접목하는 ‘중국 제조 2025 프로젝트’를 통해 비약적인 성장을 꾀하고 있다. 양국 모두 수출을 더 원한다는 점에서 서로의 이해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전면적인 무역전쟁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 본격적으로 보호무역을 강행하면 미국의 피해가 더 클 수 있고 최악의 경우 글로벌 경기침체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미국 농산물은 미국이 모두 생산하기 때문에 피해는 전적으로 미국이 받지만 중국 IT 제품은 여러 나라 부품을 활용하기 때문에 한국을 비롯한 다수의 국가로 피해가 확대될 수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중국과의 무역분쟁을 지지층 결집을 위한 정치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어 11월까지 갈등이 지속될 가능성은 있다.
중국 경제의 펀더멘털 훼손 가능성도 살펴봐야 한다. 중국의 올해 1분기(1∼3월) 경제 성장률은 6.8%로 예상치를 웃돌았다. 국영 대기업으로 구성된 ‘정부 구매관리자지수(PMI)’와 중소기업 경기를 반영하는 ‘차이신 제조업 PMI’는 기준선을 상회하고 있다. 여전히 경기가 확장 국면에 있는 것이다.
일부 기업의 부도율이 우려되지만 중국 정부가 지속적으로 유동성을 관리하고 있고 부도 위험도 일부 기업에 집중돼 있다. 무역분쟁의 영향으로 경기 하방 압력이 소폭 높아질 순 있지만 중국 정부가 양적 성장보다 질적 성장에 초점을 맞춘 정책을 제시한 만큼 올해도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상황을 고려했을 때 박 씨의 투자 자금 중 중국 펀드의 비중이 높지 않고 여유자금이라면 계속 보유하는 게 바람직하다. 특히 해외주식 비과세 혜택은 10년 동안 유지되고 분할 매도해도 혜택이 적용된다. 따라서 여유를 갖고 투자하면서 향후 손실이 회복되고 일부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분할 매도하는 방법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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