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뺀 외국인 관광객 역대 최다… 만족도는 3년째 뒷걸음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7월 24일 03시 00분


상반기 외국인 관광객 722만명


올해 상반기(1∼6월)에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수가 전년 동기보다 6.9%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1∼3월) 한국 재방문율과 머무는 기간도 소폭 늘었다. 그러나 중국인 관광객 감소세가 이어지고 방한 관광 만족도는 오히려 떨어지고 있어 질적 성장은 멀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 중국 제외 방한 관광객 역대 최다

23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외래 방문객 수는 722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6.9% 증가했다. 중국을 제외한 국가의 방한 관광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12.2% 증가한 505만 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였다.

증가세를 이끈 것은 일본이었다. 상반기에 한국을 방문한 일본인 관광객은 전년 동기 대비 18.0% 증가한 131만 명이었다. 문체부는 최근 남북관계가 개선되고 일본 내에서 케이팝 등 ‘신한류’ 붐이 불고 있는 게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아시아·중동지역은 12.4% 증가해 242만 명이 방문했다. 문체부와 관광공사가 올해 1분기 1만6000명의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관광객 1인당 평균 지출 경비는 1441.5달러(약 162만6000원)로 지난해 1분기 1431.3달러(약 161만4000원)보다 소폭 늘었다. 재방문율은 51.2%에서 55.2%로, 한국에 머무는 기간은 6.7일에서 7.1일로 늘었다. 문체부 관계자는 “체재기간이 비교적 긴 개별여행객의 비중 증가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 양적 수치에만 치중해서는 안돼

그러나 표면적인 수치 증가에 낙관하고 있어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한한령과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 갈등 등으로 방한 관광시장이 얼어붙었던 탓에 올해 상반기에는 기저효과가 나타날 수밖에 없고, 조사 기간이 3개월에 불과한 1분기만의 비교로는 시장 개선 여부를 제대로 확인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현재 한국 인바운드 관광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인 중국인 관광객(유커) 감소 문제는 여전히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약 217만 명으로 중국의 사드 보복이 한창이던 전년 동기와 비교해도 3.7% 줄었다.

실질적인 관광 수익도 줄고 있다. 문체부가 6월 발표한 ‘2017 외래관광객 실태조사’에 따르면 외국인 관광객 1만3841명의 1인당 지출 경비는 2016년 1625.3달러(약 183만4000원)에서 지난해 1481.6달러(약 167만3000원)로 줄었다. 문체부 관계자는 “지출액이 컸던 중국인 관광객이 줄고 씀씀이가 작은 일본인 관광객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통적으로 씀씀이가 큰 중동 관광객의 1인당 지출 경비도 2016년 2593.8달러(약 292만8000원)에서 2017년 2231.7달러(약 252만481원)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큰 문제는 한국 관광시장에 대한 만족도가 해마다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1분기 한국 관광에 대한 전반적 만족도는 93.7%로 2016년 95.0%, 2017년 94.8%에 이어 하락세다.

김남조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한국 관광시장은 예전에도 늘어나는 유커의 수에만 집중했다가 갑작스러운 한한령으로 큰 위기를 겪었다”며 “더 세부적이고 고도화된 성과지표를 마련해 체험 관광, 고부가가치 관광 등 질적 성장을 도모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손가인 기자 gain@donga.com
#외국인 관광객#관광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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