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규 “원전 정비일정, 최근 전력수급 상황과 무관…예비전력 충분해”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사진=동아일보DB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5일 탈(脫)원전 정책 때문에 전력이 부족해지자 정부가 서둘러서 원전을 재가동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틀렸다”라고 밝혔다.

백 장관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원전을 포함한 모든 발전기의 정비일정은 이미 지난 4월에 마련된 것이지 최근의 전력수급 상황과는 전혀 무관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백 장관은 원전 정비일정에 대해 “폭염 때문에 원전 정비 일정을 놓쳤다는 건 사실이 아니고 원래 한울 4호기는 예정대로 5월 18일부터 7월 21일까지 60일간 정비를 할 예정이었다”며 “모든 과정은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안전 규정에 따라서 이뤄지기 때문에 어떻게 산업부가 임의로 조정을 할 수도 없다”고 강조했다.

탈원전 정책 때문에 현재 운행이 중단됐거나 완전히 폐쇄된 원전이 하나도 없느냐는 질문에도 “전혀 없다”고 답했다.

백 장관은 한국수력원자력의 보도자료가 원전 재가동 논란의 발단이 된 것에 대해 “좀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며 “한수원이 아마 최선을 다해 정비하겠다는 뜻인데 많은 언론이 오해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총 24기의 원전을 정부 정책대로 2038년까지 14기로 줄여도 전력량을 감당할 수 있는지에 대해 “원전이 줄어드는 것을 보충할 LNG 발전이나 재생에너지원이 같이 들어오기 때문에 그런 전반적인 발전원을 가지고 에너지 믹스 정책을 실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현재 예비력이 충분한 수준이라면서 “예비력은 곧 비용이고 전기요금 인상 요인이기 때문에 무작정 늘리기보다는 적정 수준에서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산자부의 발표와 달리 전력예비율 10%대가 24일 7%대로 붕괴된 것에 대해선 “올여름 수급대책을 준비할 당시에는 기상청이 7월 기온을 평균과 같은 수준으로 전망했는데 예상과 달리 장마가 일찍 끝나고 폭염이 일찍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주 금요일부터는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되며 휴가철에는 아무래도 산업계에서 조업이 줄어들기 때문에 전체적인 전력 수요는 감소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내달부터 다시 더위가 기승을 부려 전력수요가 올라갈 수 있다는 지적에는 “8월 첫째 주가 되면 다시 확보할 수 있는 발전 용량이 75만㎾에 달하고, 8월 둘째 주는 다시 또 75만㎾가 들어오게 된다”며 “총 150만㎾가 확보되므로 전체적인 전력 공급에는 문제가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공급예비율이 2.8%까지 떨어졌던 1994년과 비교하면 아직 걱정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다.

백 장관은 이상 기후를 고려해 더 정교한 수요 예측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대해 “예상하지 못했던 계산까지 생각해서 예비율을 만들게 되면 그것은 다시 전체적으로 전기 요금 인상 요인으로서 작용하는 것이고 바람직하지 않은 방법”이라며 “전력수급계획은 2년마다 수립하고 이런 재난 형태의 폭염도 기상청이 다시 재정립해서 예상하면 그에 맞춰 전력 수요를 다시 전망하겠다”고 말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