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LCD 저가공세로 수익성 악화
2분기 2281억 적자… 1분기의 2배
LCD 투자 3조 줄여 ‘출구전략’… OLED 20조 투자는 유지 계획
올해 1분기(1∼3월)에 6년 만에 영업적자로 돌아선 LG디스플레이가 2분기에는 적자폭이 두 배 이상 더 커졌다. 중국 업체들의 물량 공세로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이 폭락한 탓이다. LG디스플레이는 LCD 분야 투자 규모를 2020년까지 3조 원가량 줄이기로 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25일 LG디스플레이는 2분기 매출 5조6112억 원, 영업손실 2281억 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직전 분기(5조6752억 원)와 지난해 동기(6조6289억 원) 대비 모두 줄었다. LG디스플레이는 1분기 983억 원의 영업 손실을 내고 비상경영체제를 이어왔다.
이 같은 적자 행진은 1분기부터 이어져 온 중국 업체들의 공급 확대 때문이다. 지난해 말 10.5세대 LCD 공장 가동을 시작한 중국 BOE(京東方科技集團·징둥팡과기그룹)를 비롯해 중국 업체들의 차세대 LCD 라인은 내년까지 줄줄이 양산을 앞두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55인치 LCD 패널 가격은 지난해 5월 215달러에서 지난달 151달러로 급락세를 이어오고 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LCD 시장 성장세가 조금 더 이어질 분위기였지만 1년 사이 중국발 공급 과잉으로 패널 가격이 예상보다 급격히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계절적 성수기에 진입하는 3분기(7∼9월)에는 판매량이 다소 늘 것으로 보이지만 가격은 사이즈별 수급에 따라 달라 큰 기대를 하기는 어렵다는 게 회사 측의 전망이다.
LG디스플레이는 ‘LCD 출구전략’으로 대형 OLED에 ‘선택과 집중’하기로 했다. 김상돈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콘퍼런스 콜에서 “모바일 시장의 불확실성으로 2020년까지 LCD 투자 규모를 3조 원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2020년까지 OLED 분야에 투자하기로 한 20조 원은 그대로 유지하되 LCD 투자 규모는 줄인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경기 파주 10.5세대 LCD 공장은 곧바로 OLED 생산체제로 전환하기로 했다.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 가동되는 중국 8.5세대 OLED 공장과 함께 대형 OLED 시장에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기존 8세대 LCD 라인도 OLED로 전환할지는 연내에 결정할 방침이다. LG디스플레이는 생산체제 전환을 통해 OLED 대형 패널 판매 계획을 내년 400만 대, 2020년 700만 대, 2021년 1000만 대로 늘린다는 목표다.
디스플레이업계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2013년부터 대형 OLED 설비 투자를 많이 늘려왔기 때문에 중소형 OLED보다 대형 OLED로 승부수를 띄우려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중소형 OLED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세계 1위로 삼성디스플레이 전체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김상돈 CFO는 “LG디스플레이가 중소형 OLED는 ‘팔로어’ 입장이다 보니 투자를 보수적으로 할 수밖에 없다. 대형 OLED 수율을 어떻게 올릴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디스플레이 업계의 한 관계자는 “LCD가 1997년 시장에 나온 지 이미 20년이 지났고 그새 주도권은 이미 중국으로 넘어갔다”며 “LG디스플레이로선 OLED로의 매출 구조 전환을 통한 강도 높은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고 해석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