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부인 납시고 왕골자리 펴니… 무더위도 전기요금 걱정도 싹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8월 7일 03시 00분


부채-문발 등 전통 피서용품 인기
에어컨 실외기 커버-태양광 패널 등 전기 아낄수 있는 제품도 판매 급증


서울에서 맞벌이를 하고 있는 주부 임윤정 씨(36)는 최근 발코니에 있는 에어컨 실외기에 커버를 씌웠다. 연일 이어지는 폭염에 에어컨을 자주 켤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전기요금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서다. 임 씨는 “인터넷 맘카페에서 전기료 절약법을 검색하다가 실외기 커버가 효과가 있다는 글을 보고 바로 구입했다”면서 “전기료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제품이나 노하우를 틈날 때마다 찾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유례없는 폭염이 이어지면서 부채, 대나무자리 등 복고 피서 제품 판매가 급증하는가 하면 에어컨 실외기 커버, 전기 절전기 등 전기요금 절약에 효과가 있는 상품들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6일 온라인쇼핑몰 G마켓에 따르면 몸의 열기를 덜어주는 왕골자리와 대나무자리의 7월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각각 55%, 43% 증가했다. 햇빛을 차단하는 동시에 통풍을 돕는 문발은 전년 대비 123%의 신장률을 보였고 부채도 판매량이 47%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시원한 모시 소재 의류와 죽부인도 같은 기간 판매량이 각각 54%, 14% 증가했다.

선풍기나 에어컨의 잦은 작동으로 전력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전기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제품 판매도 늘고 있다.


지난달 에어컨 실외기 커버 판매량은 지난해 7월 대비 788%나 늘었다. 작동 시간만큼 전기가 계속 돌아가는 정속형 에어컨의 경우 커버를 이용해 실외기 온도를 낮게 유지하면 전기료를 20% 이상 줄일 수 있다.

전기 사용을 최적화해 불필요하게 소모되는 전기를 줄여주는 전기 절전기도 같은 기간 판매량이 23% 늘었다. 전기 절전기를 사용하면 쓸데없는 전력 낭비를 방지할 수 있어 전기요금을 최소 20% 아낄 수 있다.

절약을 넘어 아예 직접 전력 생산에 팔을 걷어붙인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서울에 사는 직장인 김성진 씨(42)는 아파트 발코니 외부에 최근 태양광 패널 집열판을 설치했다. 김 씨는 “전기요금 걱정을 하면서 사용량을 줄이는 것보다는 친환경 전기를 생산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당장 정부의 전기료 감면을 기대하기 어렵다면 직접 나서는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최근 한 달간 G마켓에서 판매된 태양광 에너지기 등 태양광 관련 제품은 전년 동월 대비 55% 급증했다. 특히 태양열을 모아주는 태양광 패널 집열판은 같은 기간 68%의 신장률을 보였다. 이외에 바람 등을 이용해 에너지를 생산하는 ‘신재생 에너지기’는 전년 대비 146%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G마켓 관계자는 “지난달 전기요금 고지서가 나오면 전기료를 줄이면서 더위를 피할 수 있는 복고 피서 아이템을 구입하는 이들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
#피서#여름용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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