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기임원으론 삼성 권오현 회장… 보너스 포함 51억 받아 ‘연봉킹’
이재용 부회장, 재판중 감안 0원… 故 구본무 회장, 마지막 보수 54억
그동안 베일에 가려져 있던 국내 기업 주요 미등기임원들의 연봉이 14일 처음 공개됐다. 2016년 3월 개정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따라 상장사는 올해 상반기(1∼6월)부터 등기임원이 아니더라도 연봉이 5억 원을 넘는 임직원 상위 5인의 급여 내용을 공개하게 됐다. 기존 법이 등기임원만 공개 대상으로 지정해, 미등기임원으로 경영에 참여하는 일부 오너 일가가 자신의 보수를 숨기는 수단으로 악용한다는 지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최태원 SK회장은 SK하이닉스에서 미등기임원으로 받은 상반기 보수 20억 원이 처음 공개됐다. 급여가 10억 원, 상여금이 10억 원이었다. 회사 측은 “도시바메모리 인수를 주도하는 등 기술 중심 회사로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지속적인 성장 기반을 다져 성과를 달성한 점을 감안해 성과급을 지급했다”고 설명했다. 박성욱 SK하이닉스 대표(부회장)도 상여금만 23억5000만 원을 받는 등 상반기에만 지난해 전체 연봉(18억9300만 원)보다 많은 29억3000만 원을 받았다.
그동안 미등기임원을 유지했던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등 오너 일가 연봉도 처음 공개됐다. 이 회장과 정재은 명예회장이 각각 19억9000만 원을 받았다. 등기임원 보수 공개를 앞둔 2013년 미등기임원으로 물러났던 정용진 부회장은 17억3700만 원을 받은 것으로 공개됐다.
삼성전자에서는 권오현 종합기술원 회장이 올해 3월 대표이사에서 물러나고도 여전히 50억 원이 넘는 보수를 받아 샐러리맨으로서 ‘연봉 킹’ 자리를 지킨 것으로 나타났다. 권 회장은 상반기 성과 인센티브 등 보너스 45억3500만 원을 포함해 총 51억7100만 원을 받았다. 지난해 상반기의 139억8000만 원과 비교하면 63.0%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경영 역량과 리더십을 발휘해 반도체 사업 호황을 이끌었으며 종합기술원 회장으로서 기술과 비즈니스 전반에 기여한 점을 감안해 상여금을 산정했다”고 설명했다.
권 회장과 함께 올 초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난 윤부근 부회장(26억6100만 원), 신종균 부회장(26억3800만 원), 이상훈 이사회 의장(22억2800만 원)도 각각 연봉이 공개됐다. 올해 초 각 사업부문장 겸 대표이사에 선임된 김기남 김현석 고동진 사장은 각각 13억5300만 원, 10억 원, 11억600만 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용 부회장은 등기이사직을 유지하고 있지만 2월 초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석방된 이후 여전히 재판이 진행 중인 점 등을 감안해 급여를 전혀 받지 않았다.
올해 5월 별세한 고 구본무 LG 회장의 마지막 보수는 54억2800만 원이었다. 구본준 부회장이 30억2200만 원, 하현회 부회장이 19억6000만 원을 각각 받았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현대자동차에서 28억3600만 원, 현대모비스에서 21억2700만 원을 받았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8억3900만 원을 받았다. 지난해 6개 계열사로부터 152억 원의 보수를 받으며 대기업 오너 중 1위를 차지했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2월 수감 이후 급여를 받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에 따라 1∼2월 근무분에 대해서만 4개 계열사에서 약 25억 원의 급여를 받았다. 상속세 미납 등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그룹 계열사 4곳으로부터 약 58억 원을 받았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은 지난해 상반기에는 2014∼2016 3개년 인센티브가 포함돼 전체 보수가 65억 원을 넘었지만 올해는 9억700만 원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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