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악화 시달리던 조선-해운업, 수주-물동량 늘어나 반전 조짐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8월 17일 03시 00분


조선업계, 中제치고 수주 1위… SM상선은 미주노선 첫 흑자

조선업과 해운업이 고군분투하고 있다. 경기 침체의 직격탄에 실적이 악화된 속에서도 수주를 늘리며 미래 먹거리를 마련하고 있다. 어려운 외부 환경에도 불구하고 오랜 구조조정과 체질개선의 효과가 나오고 있다는 분석이다.

16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업계 1위 현대중공업은 상반기(1∼6월)에 2995억 원의 영업손실을 보며 지난해 상반기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대우조선해양은 2개 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가긴 했지만 상반기 영업이익은 5281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0.5%나 줄었다. 원자재인 강재 가격과 인건비가 오른 것이 실적 악화에 직격탄을 날렸다.

하지만 시장은 개선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라크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세계 선박 발주량은 201만 CGT(표준화물 환산 톤수)다. 이 중 한국 조선업계가 절반에 가까운 97만 CGT를 수주했다. 척수 기준으로는 52척 중 22척이다. 한국 조선업계는 28만 CGT(15척)를 수주한 중국을 큰 차이로 따돌렸다. 일본은 12만 CGT(6척)를 수주해 3위를 지켰다. 특히 남은 일감을 뜻하는 수주잔량은 지난달 중국과 일본이 각각 35만 CGT 이상 줄어든 것에 반해 한국은 41만 CGT 늘리며 증가세를 이어갔다.

김용환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시황이 예상보다 굉장히 느리게 개선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바닥을 친 1, 2년 전에 비해 업황이 살아나고 있다”며 “노사분규가 변수이긴 하지만 그간 진행된 조선업 구조조정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운업계도 실적이 우울하기는 마찬가지다. 국내 해운업 대표주자인 현대상선은 상반기 3699억 원 손실이 나 적자폭이 1년 전에 비해 42.7%나 커졌다. 대표적 운임지수인 SCFI(상하이컨테이너선운임지수)도 1년 전보다 12% 내렸다.

하지만 반전의 기미도 있다. 연료인 벙커C유 가격이 26.7%나 올라 손실이 나긴 했지만 물동량은 1년 전에 비해 17%가 늘었고 화물 한 개당 원가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 덕분에 전반적인 운임지수가 내린 것에 비해 현대상선의 운임 인하율은 절반 수준인 6.6%에 그쳤다. 한진해운의 뒤를 이어받은 SM상선은 해운업에 진출한 지 1년 4개월 만에 처음으로 지난주 미주노선에서 주간 영업이익 첫 흑자를 이루기도 했다.

현대상선 측은 “성수기인 3분기(7∼9월)를 지나며 운임과 적재율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항로 합리화와 비용구조를 개선하는 등 불황 타개를 위한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실적 악화#조선#해운업#수주#물동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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