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패트롤] 총수일가 비리 정조준…한진그룹 위기 오나

조현민 전 진에어 부사장. 동아일보DB

■ 국세청, 이번엔 진에어 특별세무조사

본사 하드디스크 등 대대적인 조사
조현민 퇴직금 적법성 여부 확인 중
한진 총수일가 탈세 집중 조사할 듯

지난주 우여곡절 끝에 면허취소를 가까스로 모면한 진에어가 이번에는 국세청 특별세무조사라는 새로운 위기를 맞았다.

국세청은 20일 서울 강서구 진에어 본사를 방문해 세무조사를 실시했다. 국세청은 아침 일찍 진에어 본사에 들어가 컴퓨터 하드 디스크를 복사하는 등 대대적인 세무조사를 벌였다. 이번 조사는 비정기 특별세무조사를 담당하는 서울지방 국세청 조사4국이 주도했다.

국세청은 우선 조현민 전 진에어 부사장의 퇴직금 지급 적법 여부를 확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진에어는 물컵 갑질 논란과 외국인 등기이사 파문을 빚은 조 전 부사장에게 급여 1억7300만원을 포함해 8억7400만원의 퇴직금을 지급했다.

또한 최근 탈루 의혹을 받고 있는 한진그룹의 기내 면세품 판매도 집중적으로 들여다 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대한항공은 기내 판매 면세품 중 상당 부분을 면세품 수입업체에서 직접 공급받는 대신 미호인터내셔널 같은 중개업체를 통해 납품받았다. 이들 면세품 중개업체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부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 조현아·원태·현민 씨 등이 공동 대표를 맡고 있다. 이와 관련해 최근 한진 그룹 총수 일가가 통행세를 수취하는 방식으로 부당 이득을 얻고 세금을 내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되어 왔다.

더구나 이번이 일반 세무조사가 아니라 특별세무조사라는 점에서 향후 국세청의 조사가 진에어를 넘어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탈세 행위로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도 힘이 실리고 있다.

현재 조양호 회장은 2000년부터 인천 중구 인하대 병원 근처에 약사와 함께 ‘사무장 약국’을 열어 운영하고 수십억 원 부당 이익을 챙긴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국세청이 이번에 특별세무조사에 전격 착수한 데는 검찰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이런 비리 의혹도 작지 않은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