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부동산임대사업자에 대한 대출을 억제키로 한 것은 임대사업자들이 과도하게 대출을 받아 갭투자에 나서는 등 집값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우선 임대업이자상환비율(RTI) 규제를 강화할지를 저울질하고 있다. RTI는 연간 부동산 임대소득을 연간 이자로 나눈 것으로, 임대사업자가 과도하게 대출받아 부동산을 구입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도입됐다.
현재 주택 임대업자는 연간 이자가 연 임대소득의 1.25배, 비주택 임대업자는 1.5배를 넘지 못하도록 신규 대출이 제한되고 있다. 예를 들어 주택임대사업자가 월세로 125만 원이 나오는 부동산을 구입하기 위해 대출을 받을 때 이자가 100만 원을 넘지 않도록 대출금액이 제한된다는 뜻이다.
은행권은 3월부터 시행 중이며 10월부터 제2금융권도 도입할 예정이다. 하지만 RTI 규제가 너무 느슨하게 운영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은행들은 RTI 기준에 미달하더라도 임대업자에게 다른 사업 소득이 있거나 빚 상환 능력이 있다고 인정되면 대출을 해주고 있다.
다만 금융당국은 대출 규제를 강화하면 실수요자들이 피해를 볼 수도 있다는 점 때문에 신중하게 결정할 방침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은행권의 RTI 이행 상황을 점검한 뒤 기준을 강화할지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주택담보인정비율(LTV) 규제에도 임대사업자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역에서 담보대출을 받을 때 일반 대출자는 LTV 40% 규제를 받고 있지만 임대사업자는 예외를 인정받아 집값의 최대 80%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임대사업자들이 LTV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하고 있다면 일반 대출자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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