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활비 9.2% 찔끔 감축… 대북교류 부처는 되레 늘어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9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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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예산안 사용 설명서]<3>

정부가 내년도 예산안을 편성하면서 ‘눈먼 돈’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특수활동비(특활비) 전체 규모는 찔끔 줄이면서 대북 교류 담당 부처 특활비는 올해보다 크게 늘리거나 규모를 유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추경호 의원이 기획재정부로부터 제출받은 ‘2019년도 부처별 특수활동비 편성 현황’에 따르면 내년 특활비는 14개 부처 및 기관에 총 2876억 원 규모다. 지난해 19곳의 부처, 기관에 3168억 원의 특활비가 편성됐던 것과 비교하면 292억 원(9.2%)가량 줄어든 수치다. 대법원, 공정거래위원회, 방위사업청, 국민권익위원회,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는 내년부터 특활비 배정 대상에서 빠졌다.

하지만 대북 관련 업무가 많은 부처의 특활비는 올해보다 늘어났다. 통일부 특활비가 올해 21억 원에서 내년에는 25억 원으로 14.8% 증가했다. 지난해 정부는 2018년도 예산안을 편성하며 통일부 특활비를 전년보다 3300만 원 줄인 바 있다. 1년 만에 지난해 삭감 이전보다 큰 액수를 배정한 것. 국가정보원도 ‘안보비’ 비목으로 올해보다 1000억 원가량 늘어난 예산을 편성했다.

올해 7억1000만 원이었던 외교부 특활비는 내년에 7억 원이 배정돼 사실상 동결됐다. 대통령비서실과 경호처 특활비도 각각 97억 원과 85억 원으로 올해와 같은 규모로 편성됐다. 반면 국회의 내년도 특활비는 10억 원으로 올해 63억 원에 비해 84.4% 감소했다.

한편 외교부와 통일부의 내년도 예산안도 종전선언과 평화체제 구축을 추진하는 현 정부 정책 기조가 반영됐다. ‘한반도 평화구조 정착 및 통일 외교 추진’ 예산은 올해 8억 원에서 내년 9억 원으로 증가했다. 반면 북한 인권 관련 예산은 기존 138억 원에서 25억 원으로 급감했다. 북한인권재단 운영 예산은 올해 108억 원에서 내년에는 8억 원으로 무려 92.6%나 깎였다. 강석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자유한국당)은 “이번 외교·통일 예산안은 말이 마차를 끄는 게 아니라 마차가 말을 끄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특활비 9.2% 감축#대북교류 부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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