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英 AI센터 팬틱교수
사람처럼 이해-소통하는 기술 연구… 표정-목소리-입꼬리 각도 등 분석
어떤 명령 원하는지 예측 가능, “2020년까지 모든 기기에 AI 탑재”
스마트폰 속 인공지능(AI)이 노인 사용자의 표정을 분석해 우울증이나 치매 가능성을 예측하고 멀리 떨어져 있는 가족에게 알려주는 시대가 올까.
삼성전자가 올해 5월 영국 케임브리지에 문을 연 AI센터에서 연구 중인 마야 팬틱 교수는 3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 삼성 유럽디자인연구소에서 기자들과 만나 삼성전자의 AI 연구방향과 비전을 소개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AI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선정하고 집중 투자하기로 했다. 올해 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 복귀 이후 한국을 시작으로 미국 캐나다 영국 러시아 등에 AI센터를 세운 삼성전자가 구체적인 전략을 공개한 건 처음이다.
세르비아 출신인 팬틱 교수는 얼굴과 행동 분석을 기반으로 한 AI 감정인식 연구의 대가다. 영국 임피리얼대 교수로 재직 중이며 마이크로소프트(MS) 케임브리지 연구소장을 지낸 앤드루 블레이크 박사와 함께 삼성전자 케임브리지 AI센터에서 리서치 디렉터를 맡고 있다.
팬틱 교수는 “삼성전자는 2020년까지 모든 기기에 AI를 탑재할 것”이라며 △철저한 개인화(User Centric)를 토대로 △지속적인 학습(Always Learning)을 하며 △언제 어디서나 사용자를 지원하고(Always There) △최대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는(Always Helpful) 동시에 △안전과 사생활을 보장(Always Safe)하겠다는 5가지 전략을 제시했다.
삼성전자는 이 같은 중장기 비전을 토대로 5개 센터 간 연구가 서로 중복되지 않고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연구 분야를 나눴다.
케임브리지 AI센터는 인간 중심의 AI를 중점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캐나다 토론토는 컴퓨터 비전 등 시각인식 분야, 미국 실리콘밸리는 음성인식 등 대화연구, 러시아 모스크바는 가상현실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서울은 이들을 조율하는 헤드쿼터 역할을 하면서 그중에서도 로보틱스 연구에 특화돼 있다.
팬틱 교수는 “케임브리지 AI센터는 AI가 사람처럼 이해하고 소통하는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며 “특히 사람의 얼굴 표정과 목소리, 고개를 움직이는 정도, 입꼬리 각도 등을 실시간 분석해 사람처럼 소통하는 기술(Human-like Communication) 연구가 핵심”이라고 했다.
이 기술이 실제로 적용되면 기기가 사용자의 인종과 문화적 차이, 연령, 성별 등 각종 데이터를 토대로 표정을 읽어내고, 어떤 명령을 수행하길 원하는지 예측해내게 된다. 팬틱 교수는 “우울증이나 치매도 말하는 표정 분석을 통해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며 “노인들의 감정 변화를 모바일 속 AI가 모니터링해 가족에게 알려주는 식”이라고 했다.
케임브리지 AI센터는 영국 현지 대학들과 공동 연구 프로젝트 진행, 인력 설비 등 인프라 교류, 연구 지원 등 다양한 형태로 협업하고 있다.
팬틱 교수는 “AI 분야 학자들이 자꾸 기업으로 옮기는 게 영국에서도 사회적인 이슈가 되고 있는데, 삼성전자는 학계를 떠나지 않고도 일할 수 있도록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해 합류했다”며 “여러 좋은 인재가 이에 공감하고 있고 전체 산업계와 학계의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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