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성장세보다 집값이 빠르게 오르면서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전체 주택 시가총액 배율이 사상 최고치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주택 시세의 합인 주택 시가총액은 4022조4695억 원으로 1년 전보다 7.6% 증가했다. 지난해 명목 GDP는 5.4% 증가한 1730조3985억 원이었다.
GDP보다 주택 시가총액이 더 빠른 속도로 늘어 GDP 대비 주택 시가총액은 2.32배로 전년의 2.28배보다 올라갔다. 지난해 GDP 대비 주택 시가총액 배율은 한은이 주택 시가총액 자료를 작성한 1995년 이래 가장 높은 것이다.
서울 도심 등 주요 지역의 아파트값이 오른 영향이 컸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말 서울 아파트 시가총액은 867조602억 원으로 전년보다 13.0% 증가했다. 이 가운데 강남구는 139조5937억 원으로 1년 전보다 13.4%, 송파구는 102조4099억 원으로 21.8%나 상승했다.
2001년 1.53배이던 배율은 부동산시장 호황과 함께 2007년 2.26배로 확대됐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경기가 급랭하며 2.22배로 내려갔다가 2014년 2.24배를 시작으로 다시 올라가는 추세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한국의 집값이 다른 나라에 비해 과도하게 높다고 단정하긴 어렵다.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세계 전체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으로 최근 1년간 우리나라 집값 상승률은 0.35%로 주요 63개국 중 45위에 그쳤다. 글로벌 도시·국가 비교사이트 넘베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서울의 ‘소득대비 부동산 가격비율(PIR)’은 17.79배로 세계 31위를 차지해, 1년 전(19.17배·23위)보다 순위가 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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