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6개월간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 인턴을 하며 ‘일자리’ 관련 키워드로 청와대 국민청원을 분석했다. 약 2000명이 올린 청원글엔 정부가 발표한 일자리 정책에 대한 거센 반발이 담겨 있었다. 일자리 정책들이 청년들이 진짜 필요로 하는 것을 파악하지 못하고 논란만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청년내일채움공제’가 대표적이었다. 이 정책의 핵심 내용은 ‘중소기업에 취업해 매달 12만5000원씩 2년간 300만 원을 적립하면, 같은 기간 정부와 기업이 지원해 1300만 원을 준다’는 것이다.
중소기업 기피 현상을 타개해 보겠다는 취지는 이해한다. 하지만 여기엔 청년들의 중소기업 기피 이유가 단순히 돈 때문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 연봉만큼이나 복지, 일과 삶의 균형 등을 중시한다는 사실을 간과한 셈이다. 논란을 낳았던 ‘블라인드 채용’도 아쉽다. 한국사회의 학벌 지상주의를 없애려는 시도는 좋았지만, 성급한 도입으로 ‘수도권-비수도권’, ‘대졸자-고졸자’ 청년끼리의 갈등을 부추기는 불씨가 됐다.
청년들이 원하는 정책은 아주 단순하다. ‘노력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다. 중소기업에 취업한다고 몇천만 원 더 받는 것보다 자신의 노력을 제대로 인정받고 사람다운 삶을 살 수 있는 근로 환경을 원한다. 이 요구가 충족되는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고용재난이 하루빨리 극복되기를 취준생으로서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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